[기자수첩] 확진자 수, 숫자에 불과한 게 아니다

[기자수첩] 확진자 수, 숫자에 불과한 게 아니다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20일 넘게 1000명대 확진자. 단순히 숫자놀음이 아니다. 방역 경각심을 잊어선 안 된다.

지난 7일 이후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네자릿수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4차 유행은 비수도권까지 전파돼 전국화된 모습이다. 2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89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만 1212명, 비수도권은 처음으로 600명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왔던 지난해 1월, 우리는 한자릿수의 확진자에도 벌벌 떨었다. 그리고 작년 2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1000명이 넘었을 때 지역을 봉쇄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었다. 지금은 1000명대의 확진자가 3주 넘게 유지되고 있지만, 점차 무덤덤해지고 있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은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로 격상시켰지만, 감소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7월말 8월초 휴가시즌을 맞아 휴가철 피서지로 떠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강원도 강릉시와 양양군은 비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4단계로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했다.

이번 4차 유행의 특징은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많다는 것이다. 앞서 다중이용시설이나 집단에서 주로 발생했던 것과 양상이 다르다. 바꿔서 말하면, 개인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다면 이번 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고생하는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노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폭염 속에서도 방호복을 입고 땀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하루에 10만명 이상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격리 치료, 백신 접종도 모두 이들의 몫이다. 의료진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코로나19를 그나마 이 정도로 제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도쿄에서는 올림픽이 한창이다. 뉴스를 보다보면 ‘어느 나라가 또 금메달을 땄구나’, ‘우리나라가 1위를 따냈다’라는 식의 소식이 들려온다. 확진자 수도 이런 식으로 단순히 소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는 알 수 없다. 백신을 전국민이 맞아 집단면역을 달성해도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도 있다. 일단 지금만이라도, 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우리는 코로나 이전처럼 마스크를 끼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단순히 ‘오늘도 1000명을 넘었구나’라고 넘겨선 안 된다. 개인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공동체를 보호하는 길이 될 것이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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