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차기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두고 도덕성 논란이 뜨겁다. 특히 국민의힘은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변 후보자의 자질과 함께 도덕성 검증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태세다.
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 김은혜 의원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서민주거 안정이라더니 서민을 질곡에 내몰고, 문재인 정부 실세들에겐 수의계약을 몰아줘 국민 혈세를 내편끼리 ‘끼리끼리’ 나누는 그들만의 잔치가 변 후보자의 사장 재임 내내 벌어졌다”며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철저히 검증하고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그동안 변 후보자를 두고 나왔던 ▲지인 연구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물론 ▲재산 축소 신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블랙리스트 작성 ▲LH·SH 직원들과 불화 등 의혹들이 이르면 이달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동안 변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었다”며 “인사청문회 자료가 오면 그간 제기된 의혹은 물론 자질과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인 연구일감 몰아주기 의혹
변 후보자의 지인 연구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이다. 김은혜 의원이 제기한 의혹으로, 핵심은 변 후보자가 LH 사장에 취임한 이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등 현 정부 실세들이 소속된 특정 학회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 8일 국감에서 “변창흠 LH사장 취임 이후 1년 반만에 LH에서 11건, 36억원 규모의 연구용역 수의계약이 체결됐다”며 “전임자가 3년간 8건, 17억원 체결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적으로 217%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가 일감을 몰아준 몸통으로 ‘사단법인 한국공간환경학회’를 지목했다. 한국공간환경학회에는 김수현 前 청와대 정책실장(10대 학회장), 조명래 환경부장관(5대 학회장), 강현수 국토연구원장(9대 학회장) 등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학회다.
변 후보자는 이에 대해 “(한국공간환경학회는) 주거복지 및 지역발전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우연하게 모인 학회”라며 “학회가 어떻게 이권단체가 될 수 있겠는가, 학회에 있다는 것만으로 ‘나눠주었다’ 또는 ‘부동산 마피아’라고 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해명한 바 있다.
▲‘서초구 아파트’ 재산 축소신고 의혹
‘서초구 아파트’ 재산 축소신고 의혹은 변 후보자가 올해 초 자신 소유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전용 129.73㎡)를 6억원도 안 되는 가격에 신고해 제기된 의혹이다. 변 후보자는 2019년 7월 재산신고 당시에는 ‘실거래가’ 항목 아래 5억 9000만원으로 신고했다. 이후 올해 3월에는 비고란에 ‘공시가격 변동없음’이라며, 동일하게 5억 9000만원을 적었다.
해당 아파트는 한 동짜리 아파트로 최근 거래내역이 없어 정확한 시세 파악은 힘든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 10억원이 넘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야당에서는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가격 변동이 없고, 주변 시세와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재산 축소신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LH 측은 최초 매입 후 거래가 없어 불가피하게 국토부 공시가를 기준으로 신고한 것으로, 재산신고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SH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블랙리스크 작성 의혹은 지난 2017년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의혹이다. 당시 국감에서는 SH공사가 주요 간부들의 정치적인 성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친분 여부에 따라 리스트를 만들어 인사에 반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 국감에서 야당은 ‘SH 인사조직책임자 풀’ 문건을 언급하며 변 후보자(당시 SH사장)를 소위 박원순 전 시장 라인으로 평가하고, SH를 정치성향의 조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 후보자가 당시 1급 임원을 외부에서 9명 영입하는 등 ‘변창흠 사단’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당시 변 후보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리스트에서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분류되는 사람들이 실제 대부분 승진했거나 임원직을 맡고 있으며, 문건 작성 사실 자체가 없다고 해명했다. 외부 인사도 새롭게 시작한 도시재생 등 사업을 위해 영입한 것으로 반박했다.
▲LH·SH 직원들과 불화 의혹
변창흠 후보자가 부하 직원들과 불화가 있다는 의혹도 있다. 그가 거쳐 왔던 조직에서 혹평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일단 SH의 경우 노조가 변 후보자의 인사전횡 의혹을 제기하며 대립한 사례가 있다. 당시 SH에서는 내부 인사가 승진하던 기획경영본부장(상임이사) 자리에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했다. 그런데 노조는 변 후보자가 낙하산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임원추천위원회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때 벌어진 변 후보자와 노조의 사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변 후보자가 현재 사장을 맡고 있는 LH에서도 직원들의 혹평이 나온다.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앱을 통해 “(변 후보자는) 본인이 사장이면서 진주 본사 안 내려오려고 온갖 핑계 대서라도 한 주 내내 서울에서 버텼다”며 “팩트를 기반으로 한 보고서는 불편하다고 태클 걸고 내용 숨기라 지시하기 다반사였다. 직원들 하는 말 절대로 안 들음”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 다니면서 이만큼 최악인 윗선 못 봤는데 국토부 장관으로 올라갔다. 정말 신기한 나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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