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인세현 기자 =‘청춘시대’부터 ‘가족입니다’까지, 배우 한예리가 그리는 청춘은 성장 중이다. 한예리는 JTBC ‘청춘시대1·2’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취업준비생 윤진명이 사회초년생으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그려내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로 4년, 현실의 고된 삶에 시달리던 윤진명은 tvN 월화극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에서 능청스러움과 털털함으로 무장한 사랑스러운 둘째 딸 김은희로 현실 직장인의 표본이 돼 돌아왔다. 20대 청춘의 얼굴 윤진명부터 30대 직장인의 표본 김은희까지, 한예리의 캐릭터 성장사를 살펴봤다.
■ 20대에도 30대에도, 한예리의 연기는 ‘현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화하며 작품마다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해온 배우 한예리의 열연은 가장 현실적인 순간에 빛을 발한다. 한예리는 ‘청춘시대’에서 차분하고 담담한 눈빛으로 홀로 생계와 학업,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윤진명의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아울러 ‘가족입니다’에서는 매사 긍정적이고 활발한 태도로 가족들의 고민과 고충을 덜어주는 배려심 깊은 둘째 딸 김은희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냉담하고 건조한 윤진명도 종잡을 수 없는 흥겨움을 가진 김은희도 한예리가 연기하면 현실이 된다. 한예리 특유의 밀도 높은 캐릭터 표현력은 드라마 속 캐릭터를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로 재탄생 시킨다. 평범한 듯 특별한 현실감을 자아내는 그의 연기는 시청자의 몰입감을 높인다. 한예리의 캐릭터가 매번 인상 깊은 이유다.
■ 윤진명이 김은희가 되기까지
한예리는 ‘청춘시대’ 윤진명을 외유내강 캐릭터로 완성했다. 윤진명은 아르바이트와 휴학을 반복하는 취준생이자 동생의 입원비와 자신의 학비를 대기 위해 매일 노동에 시달려야 했던 인물. 벅찬 인생에 웃음도, 눈물도 잃어버린 윤진명에게 우정이나 사랑은 사치였으며, 남들이 다 가는 쉬운 길과 타인에게 기대는 일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러나 동생의 죽음을 겪은 뒤 취업에 성공한 윤진명은 조금씩 마음의 짐을 덜기 시작했고,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감정을 숨겨왔던 윤진명에게도 따스한 온정이 깃들어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에 반해 ‘가족입니다’의 김은희는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인물이다. 주변 사람들을 싹싹하게 챙기면서도 자기감정에 충실한 편으로 때로는 돌발에 가까운 상황에 놓여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20대인 윤진명보다 천진난만해 보인다. 김은희는 우연히 명상을 통해 지난날을 돌아보다 틀어진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불편한 과거를 마주할 용기를 냈고, 오히려 가까운 사이였기에 더 잘 알 수 없었던 가족들의 사건과 비밀을 연달아 겪게 됐다. 김은희는 변화하는 관계 속 자신의 진짜 감정을 마주하기 시작했고 친구를 외면했던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같은 김은희의 노력은 시청자에게 공감과 격려를 끌어냈다.
■ 고되고 고민 많은 삶을 보내는 청춘들에게
윤진명과 김은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응원하고 싶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청춘들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지탱해 가는지를 보여준 ‘청춘시대’ 시리즈에서 윤진명은 가장 깊고 단단한 인물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숨겨진 따스함과 풋풋함을 드러내며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20대 청춘의 모습을 그렸다. ‘가족입니다’의 김은희는 끝없는 자기반성과 노력으로 직장인의 애환은 물론 바쁘게 사느라 챙기지 못했던 가족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가며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취준생에서 사회초년생, 그리고 사회생활에 익숙해진 사회인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예리의 캐릭터는 성장했다. 윤진명을 통해 현실을 봤던 이들이 이제는 김은희를 보며 공감하고 위로받는 세대가 됐다. 윤진명과 김은희, 두 사람에게 보내는 응원은 곧 시청자들이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와도 같다.
‘가족입니다’는 지난 29·30일 방영분으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제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왔던 가족들의 오해를 풀어나갈 차례. 더불어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왔던 김은희와 박찬혁(김지석) 사이의 묘한 기류도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 방송.
inout@kukinews.com / 사진=tvN·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