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커스터마이징에 빠진 가전업계

[키워드포착] 커스터마이징에 빠진 가전업계


김민희 아나운서 ▶ 키워드 포착 시작합니다. 오늘도 쿠키뉴스 산업팀 이승희 기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승희 기자, 안녕하세요. 

이승희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이승희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 시간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이승희 기자 ▷ 최근 가전시장에 개인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1981년부터 1996년 사이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생활가전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요.  그동안은 규격에 맞춰 대량 생산된 제품을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방식으로 소비됐기 때문에 사실상 공급자가 트렌드를 주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소비 트렌드가 사용자 맞춤형인 커스터마이징으로 옮겨가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형태와 사양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건데요. 키워드 포착을 통해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최근 산업 발달 상황을 우리가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가전제품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은 가전시장에 불고 있는 커스터마이징 바람에 대해 이승희 기자와 살펴봅니다. 이승희 기자, 가전제품들이 변화하고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생활 속에서 수시로 사용하는 가전기기는 트렌드와 기술 발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동시에, 단기간 내 혁신적인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선보여집니다. 기본적으로 가전기기의 기술은 무엇보다 사용의 편리성에 중점을 두고 발달되는데, 최근 이의 대표적인 방향은 직관적인, 혹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으로의 진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니까 기존 가전기기의 고정관념을 탈피해 사용자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가전제품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거죠?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게요. 매일 사용하는 대표적인 가전기기로 어떤 전자제품을 들 수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대표적으로 밥솥이 있습니다. 초창기 전기밥솥은 전원과 몇 가지 조작버튼 정도로 제품을 작동하고 상태를 확인했지만, 밥을 짓는 시간이 길게 소요되고 밥이 된 후 보온 보관도 되어야 하는 만큼, 밥솥 상태를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LCD. 즉, 액정표시 장치 창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 소개도 해주실까요?

이승희 기자 ▷ 밥솥 제품의 대표적인 브랜드의 경우, LCD 창을 통해 밥솥 자가 점검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는데요. 또 다른 브랜드 역시 국내 최초로 밥솥에 터치 슬라이드 기능을 적용해, LCD 창에서 메뉴와 요리 과정 등을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을 판매 중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밥솥 상태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LCD 창이 들어간 건데요. 제품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조작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LCD창은 전기밥솥뿐 아니라 다른 전자제품에도 사용되고 있잖아요. 어떻습니까?  

이승희 기자 ▷ 네. 공기청정기에도 유용합니다. 한 업체는 공기청정기에 LCD를 탑재하고 미세먼지나 유해가스의 정도와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한 수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제품을 내놨습니다. 국내 제조사 역시 스마트 냉장고 냉장실에 LCD를 설치해 사용자가 문을 두 번 두드리면 냉장고 안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제 가전기기의 진화는 단순히 사용의 편리성을 넘어서고 있는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사용자에게 맞추는 맞춤형, 일명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도록 되는 것이 현재 트렌드이기 때문에, 점차 많은 제품이 개인 환경에 맞도록 하는 맞춤형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그런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들어간 가전제품도 살펴볼게요. 먼저 주방가전을 대표하는 냉장고부터 볼까요?

이승희 기자 ▷ 네. 얼마 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2만2000여개의 디자인과 크기로 바꿀 수 있는 트렌스포머 냉장고가 공개되면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맞아 S사에서 새로운 비전에 따라 만든 첫 신제품 냉장고입니다. 해당 제품에는 맞춤형 양복, 주문 제작을 뜻하는 단어가 붙었습니다.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떤 비전을 담아 만든 제품인지도 설명해주세요.

이승희 기자 ▷ 마치 프리즘처럼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 트렌드에 맞는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요. 소비자 중심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소개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공급자 위주의 생각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게, 사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데요.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맞아 공개된 신제품 냉장고에 대해 좀 더 살펴보죠. 이승희 기자, 신제품이 기존 제품과 차별화 한 가장 큰 특징은 뭔가요?

이승희 기자 ▷ 바로 디자인입니다. 냉장고의 겉 패널과 모듈 조합을 바꾸면 어떤 인테리어와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냉장고 겉 패널과 모듈 조합을 바꿀 수 있는 거군요.

이승희 기자 ▷ 네. 냉장고는 보통 10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그런데 전세 가구는 그 사이에 두세 번 이사를 가게 되는데요. 만약 조그만 집에 살다가 큰 집으로 가게 되면 김치냉장고를 추가하는 식으로 구성을 바꾸면 되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냉장고 소재와 색상도 바꿀 수 있는 겁니까?

이승희 기자 ▷ 네. 물론입니다. 도어 전면의 패널만 바꾸면 마치 새 것처럼 쓸 수 있습니다. 재질은 코타 메탈, 새틴 글래스, 글램 글래스 등 세 가지로 구성됐습니다. 색상은 총 9가지에 이르는데요. 여기에 국내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 작가들이 만든 캐릭터 디자인도 1년 한정판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야말로 맞춤형 제품이네요. 냉장고 패널을 교체할 때는 어느 정도 비용이 추가되는 지, 그 정보도 주세요.

이승희 기자 ▷ 패널을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메탈과 글래스가 각각 8만원, 20만원이고요. 전문 작가의 작품은 그보다 좀 더 비싸지만, 나만의 디자인으로 외관을 지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가전제품은 그 성능도 중요하지만 디자인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실제로 맞춤형 가전은 디자인에 무게를 두고 있죠? 

이승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대개 디자인 요소이기 때문인데요. 소비자 취향으로 모터까지 바꿀 순 없기 때문에, 최근 가전업체와 가구 및 제품 디자이너들의 협업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크기 변화도 가능한지, 그 부분도 살펴볼게요. 냉장고 크기도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는 겁니까? 

이승희 기자 ▷ 네. 1도어부터 4도어까지 총 8개 모듈로 이뤄졌습니다. 예를 들어, 하단은 냉동고 또는 김치 냉장고 중에 선택하고, 상단은 일반 냉장고로 구성한 뒤 다른 조합의 1도어를 추가해 양문형으로 만들 수 있는 겁니다. 빌트인 핏을 구현하기 위해 냉장고의 깊이는 700mm 이하로 맞췄고, 높이는 1853mm로 통일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상당히 많은 조합이 가능할 수 있겠네요. 

이승희 기자 ▷ 업체 측은 2만여개의 선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나아가 사실상 무한대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현재 가격대는 어느 선인지 궁금해요.

이승희 기자 ▷ 제품 가격은 104만9000원에서 484만원으로 나와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맞아 새 비전에 따라 만든 첫 신제품 냉장고를 내어놓은 만큼, 앞으로 내놓는 모든 신제품은 그 비전에 맞춰 출시될 가능성이 높겠어요.

이승희 기자 ▷ 네. 그 비전을 생활가전 사업부의 방향성으로 삼고, 향후 제품 라인업에도 적용할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키워드 포착은 커스터마이징에 빠진 가전업계 상황 살펴보고 있는데요. 이승희 기자, 또 다른 업체에서 내어놓은 제품도 있는 거죠? 어떤 제품이 있는지 소개해 주실까요?

이승희 기자 ▷ 네. L사가 내어놓은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브랜드도 비슷한 컨셉입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이 브랜드는 가구와 가전을 결합해 개인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된 제품입니다. S사의 냉장고처럼 세세한 부분까지 커스터마이징 할 순 없지만, 사용자들의 취향을 존중했다는 점에서 컨셉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 브랜드 역시 국내 유명 가구, 제품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인해 탄생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산업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와 손잡았습니다. 스테파노 지오반노니는 이 디자인에 참여해 소재 선정을 비롯한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는데요. 스테파노 지오반노니 스스로도 천연 소재인 나무와 첨단 기술의 만남은 매우 흥미롭고 성공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관련 제품을 내어 놓고 있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헤어 드라이기의 고정관념을 벗어난 제품이 있습니다.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과 디지털 제어 시스템 내장으로 모발 상태에 따라 풍속과 온도를 각기 설정해 최적화된 30가지 바람으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데요. 또 상황에 따른 5가지 기능이 탑재되어,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모드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사용자가 선택한 바람은 LCD 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또 다른 중소기업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중견기업 W사는 지난해 6월부터 CMF 혁신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최근 개성을 나타내는 요소로 자신만의 색상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고, 제품을 구매할 때 집 안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색상을 찾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CMF 혁신 활동이요? 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이승희 기자 ▷ CMF 활동은 색상, 재료, 마무리를 조합한 단어입니다. W사의 CMF 혁신 활동이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된 제품은 정수기인데요. 기본 화이트 색상부터 새틴 실버, 페블 블랙, 헤이지 블루 등 총 4가지 색상이 구비됐습니다. W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해당 정수기의 새틴 실버 제품은, 5월 판매량이 4월과 비교해 약 10배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중소기업 역시 최근 불고 있는 커스마이징 붐에 합류하고 있군요. 국내 기업 말고 외국 브랜드도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면서요. 그 부분도 설명 좀 해주세요.

이승희 기자 ▷ 나만의 홈 카페를 만들 수 있도록 커피머신도 발전 중입니다. 스위스 전자동 커피머신 브랜드 J사의 가정용 커피머신은 사용자 맞춤형 메뉴를 만들 수 있습니다. J사에 따르면 원두의 농도, 물의 경도, 밀크폼 등을 취향에 따라 조립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나만의 커피 메뉴를 프로그래밍하고 메뉴명까지 명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 무조건 대기업 제품을 선택하기보다 꼼꼼하게 따져보고 비교해본 후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그런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가전기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제품들이 고르게 진입하며, 브랜드보다는 제품 본연의 성능과 가치에 점점 무게를 두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는 싸이클이 빠른 편인데요. 보다 편리하고, 나만을 위한 제품은 누구나 선호하는 만큼 이런 부분에서 더 많은 제품들이 혁신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리고, 이런 맞춤형 가전 사업 전략은 국내 주거 시장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한 회계기업이 내어놓은 신 소비 세대와 의식주 라이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주거 형태 중 하나인 아파트는 수백, 수천 가구가 천편일률적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개성 있는 아파트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자 다른 취향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취향 소비가 주거 시장에도 침투하면서 주거 공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맞아요. 그러니까 이제는 가전제품도 그 기능만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과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최근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신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앞으로도 업체들은 개인화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까요? 더불어 노력할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도 짚어보죠. 

이승희 기자 ▷ 일단 제조 혁신 및 공정 효율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노력이 필수입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체들은 프리미엄과 개인화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제품의 초점이 소비자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지만, 결국 문제는 가격입니다. 얼마나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단가를 낮춰 저렴한 제품을 내어놓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가전제품 구매에 있어 개성과 취향이 중요한 세일즈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가전제품이 개성과 만족감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키워드 포착 마칩니다. 지금까지 이승희 기자였습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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