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산업, A부터 Z까지…반도체 버금가는 수출 효자

석유산업, A부터 Z까지…반도체 버금가는 수출 효자

대한민국에서 반도체에 버금가는 수출 상품, 검은 황금, 각종 화학물질의 원재료, 현대 문명의 기반, 일상생활에서 제외할 수 없는 연료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지만 대표적인 이름은 ‘석유’(petroleum, 石油)다. 넓게는 현대문명의 뿌리로, 좁게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료지만 왠지 모르게 딱딱하게 느껴지는 석유와 관련 산업을 대한석유협회와 업계전문가 취재를 통해 Q&A 형식으로 살펴본다.

Q.석유와 셰일오일이란?

A.결론적으로 원유(Crude Oil)를 부르는 이름이 산출, 정제과정에 따라 그 이름이 셰일오일, 석유로 바뀔 뿐이다.

우선 석유는 천연적으로 산출되는 액체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탄소와 수소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조합된 무수한 화학물의 혼합체를 의미하는데, 이를 천연적으로 산출한 상태를 ‘원유’라고 부른다.

석유제품(Petroleum Products)은 이런 원유를 정제한 것으로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윤활유와 이에 준하는 탄화수소유, 석유가스 등으로 재탄생해 소비자들과 만나게 된다.

원유의 종류는 전통적 원유와 셰일 오일로 나뉘는데, 전통원유는 유기물을 포함한 퇴적암이 변해 지하의 입자가 큰 암석 등을 통과해 지표면 부근까지 이동한 원유다. 한곳에 모여 있어 수직시추로 채굴한다. 이렇게 채굴된 원유가 국제유가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세계 3대 지표 원유(Marker Crude)인 Dubai유(UAE), WTI유(미국), Brent유(영국)다.

3대 지표 원유에 아랍국가가 단 하나뿐이라 의아스러울 수도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석유=중동’이라고 연상을 하지만 세계에 석유를 공급해온 국가는 본래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기 때문이다. 중동의 유전은 20세기 들어 개발됐고, 20세기 이후 UAE를 필두로 한 중동국가들이 최근까지도 엄청난 오일머니를 벌어들이고 있다.

전통원유가 3대 지표 원유라면 비전통원유는 셰일오일이다. 셰일오일은 유기물을 함유한 퇴적암에서 생성됐으며, 지표면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셰일층 안에 갇혀있는 원유다. 이 원유는 넓게 분포돼 시추·생산 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생산단가가 높았다.

이는 과거에는 경제성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수평시추법 및 수압파쇄법 등 관련 기술발전으로 생산원가는 낮아지고 유가는 상승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미국 셰일오일 생산은 2000년대 들어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기술 확보 및 2010년 하반기 고유가 유지 이후 생산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은 미국의 셰일오일 공급과잉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Q.석유산업의 특성은?

A.가장 대표적인 특성은 석유제품이 현대문명을 유지하는 구심점이 되는 에너지원이다 보니 석유산업 역시 대부분 국가에서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으로 육성,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탓에 설비건설에 막대한 투자와 상당수준의 기술 요구, 진입이 어렵고,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정부가 일정 수준의 설비를 요구하는 등 진입규제도 많은 편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2017년 기준 최대의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국내 에너지 소비 중 석유는 39.7%의 비중을 차지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석유제품은 대체제가 없는 필수재로 일상생활에서부터 국가안보까지 매우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특히 국민후생과도 직결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도달할 경우 국내 전체 소비자물가는 0.61% 상승하고, 실질GDP(국내총생산)는 0.96%까지 하락한다.

또한 한국은 자원빈국인 탓에 원료(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유가(상승 및 하락)와 환율 변동 등 한국 정부는 물론 국내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항상 노출돼 있다.

Q.비산유국인 한국은 석유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A.우선 한국의 석유 비축량은 2017년 기준 세계 4위다. 세부적으로 정부는 89일, 민간 102일로 총 191일을 사용할 수 있는 석유를 비축해뒀다. 세계 1위인 미국은 331일, 2위 일본은 182일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한 상태다.

Q.자원빈국에서 ‘수출효자’가 석유제품?

A.석유제품은 국가 총수출액 중 반도체에 버금가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과거 2012년 국가 총 수출액 중 석유제품 수출액 비중 중 석유제품은 10.2%를 차지했는데, 이는 당시 반도체를 2위로 물러나게 할 정도로 높은 기록이다.

특히 국내 정유사의 매출액 중 50% 이상이 내수가 아닌 수출이라는 점도 돋보인다. 2017년 기준 한국 정유업계의 수출 비중은 55%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자원빈국에서 자원을 파는 자원 수출국으로 탈바꿈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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