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2018년 무술년 한 해가 시작됐다. 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올해 금융의 급격한 디지털화와 새롭게 적용되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정부의 규제 강화 등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SWOT 분석을 통해 도약의 기로에선 4대 금융지주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요인 등을 알아본다.
SWOT 분석이란 기업의 내외부 환경을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등 4가지 요인별로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분석 기법중 하나다.
◇KB금융
강점(strength) : KB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이 과거 주택은행과 합병하면서 국내 은행 가운데 최다 개인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은행과 증권의 고객 소개와 교차 판매 등 자회사간 시너지 창출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약점(weakness) : 과거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딧은행(BCC) 인수 실패로 해외 진출이 사실상 중단돼 그룹 수익 포트폴리오의 국내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 또한 윤종규 회장의 셀프연임 논란 등 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를 두고 경영진과 노조의 갈등이 깊다.
기회(opportunity) :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는 리테일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국민은행의 안정적인 순익 상승 기회로 작용한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4차례 올리고,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1~2차례 정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위협(threat) : 정부가 가계부채 부실 우려에 따라 금리 인상을 억제할 경우 안정적인 순익 상승에 제동이 걸릴 예정이다. 또 정부의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이 강행될 경우 현 경영진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한금융
강점(strength) : 신한금융은 금융업의 삼성이라 불리며, 스마트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위기관리 측면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또한 해외진출에 나선 일본과 베트남 시장이 안정화에 들어서 성공적인 해외진출 모델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약점(weakness) : 신한카드 이후 중단된 그룹 차원의 기업 인수합병은 신한금융의 성장잠재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인수합병 측면에서 지주와 은행이 불협화음을 내는 등 그동안 강점으로 평가된 지배구조 측면에서 경영진간 호흡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회(opportunity) :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ICT 기술의 발전으로 촉발된 금융의 급격한 디지털화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변화에 민첩한 모습을 보여온 신한금융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협(threat) : 정권교체와 함께 단행된 카드사 수수료 인하는 신한금융의 자회사로 신한은행과 함께 그룹의 수익처 역할을 해온 신한카드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카드사 수수료 추가 인하가 거론되면서 그룹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하나금융
강점(strength) : 외환은행을 흡수합병하면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점포와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최근 금융시장 개방을 확대한 중국과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인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 급성장하고 있다.
약점(weakness) : 최고 경영자(CEO)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가 올해 3월 종료되며, 김 회장이 3연임에 실패할 경우 하나금융 회장직을 수행할 마땅한 경쟁자나 후계자도 없는 상태다. 또한 김 회장의 3연임을 두고 노조의 반발이 극심하다.
기회(opportunity) : 국내 금융시장의 포화는 정부의 금융사 해외진출 장려 정책과 맞물려 금융사의 해외진출로 연결되고 있다. 해외 시장의 중요성 확대는 해외 네트워크가 가장 넓은 하나금융의 성장 잠재력을 확대하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
위협(threat) : 하나금융의 최고 경영자(CEO)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가 하나금융의 지배구조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여기에 지배구조개선을 요구하는 등 직접적인 개입까지 본격화 되고 있다. 따라서 차기 회장 선임을 두고 관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농협금융
강점(strength) :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자회사로서 유통 분야의 농협경제지주와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다. 또 농민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층이 존재하며, 은행과 비은행 부분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점(weakness) : 지배구조상 농협중앙회의 간섭을 배제할 수 없으며, 수익 창출보다 농민 지원을 우선시 하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한다. 또 정치권이나 정부의 외풍에 취약하고, 위기관리 능력이 여타 금융지주 보다 떨어져 규모에 맞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기회(opportunity)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중화전국공소합작총사(공소합작총사)와의 협업은 농협금융의 중국 진출 결과를 불러왔다. 여기에 중국이 해외 금융사의 중국 금융사 지분인수 제한을 완화 하면서 농협금융의 중국진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위협(threat) : 농협금융의 경우 올해 4월말 임기가 종료되는 김용환 회장의 후임 문제를 두고 외부 압박에 그대로 노출될 전망이다. 특히 외부 압력으로부터 방파제 역할을 할 김병원 중앙회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아 올해는 외부 입김에 더 취약한 상태다.
4대 금융지주의 분석결과를 종합해 보면 공통적으로 지배구조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정부의 개입 여부에 따라 올해 경영 안전성 및 수익성 등에 큰 변화를 보일 예정이다. 금융지주들은 이러한 제한을 벗어나고, 안정적인 수익포트폴리오 구성을 올해 디지털화와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기업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