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누가 한국농구의 희망을 말하는가?

[타임아웃] 누가 한국농구의 희망을 말하는가?

[쿠키 스포츠] 프로농구연맹(KBL)이 총재 선출을 둘러싸고 또다시 분란에 휩싸였다.

KBL 제7대 한선교(55) 총재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돌연 ‘연임 포기’ 선언을 하면서다. 한 총재는 국회의원직을 겸직하다 보니 KBL 업무에 전념하기 어려웠다며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한 총재는 “3년 전 경선을 통해 총재가 돼보니 10개 구단의 화합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경선은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을 통해 처음 당선된 이가 한 총재 본인이다. 그런 그가 농구계 화합을 위해선 경선 보다는 추대가 낫다는 다소 시대 흐름에 맞지 않은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사실 과거 KBL 총재는 한 총재를 제외하곤 모두 만장일치로 추대를 받았다. 추대는 일종의 농구계의 어두운 관례였다.

더 큰 문제는 한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김영기(78) 전 KBL 3대 총재를 후임 총재 후보로 거론했다는 점이다. 한 총재 본인의 영향력 과시를 넘어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다른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김인규(64) 전 KBS 사장도 언론인 출신이긴 하지만 정치권과 가깝다는 게 시중 여론이다. 여기에다 그는 비농구인 출신이다. 사실 역대 KBL 총재 중 농구인 출신은 김 전 총재가 유일하다.

2011년 6월 총재에 취임한 한 총재는 내달 말로 임기가 끝난다. KBL 규정에는 총재 임기 만료 1개월 이전에 후임 총재를 정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불과 보름 정도 남은 기간에 새 총재를 뽑아야 한다. 문제는 관련 규정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총재가 총회 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만 받으면 될 수 있다는 것 외엔 구체적인 조항이 전혀 없다.

누가 총재가 되더라도 KBL의 위상과 정통성이 약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쟁 없는 총재 선출 구도, 정치권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직, 경선 시스템 조차 갖추지 못한 KBL이 스스로 키워가고 있는 한계다. 특히 정치인이나 언론인 출신이 단순히 농구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총재 감투를 쓰는 한 한국농구 발전은 요원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윤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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