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에 군사기지 건설 강행… 긴장 더욱 고조

中, 남중국해에 군사기지 건설 강행… 긴장 더욱 고조

[쿠키 지구촌]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중국명 시사·西沙) 군도에 석유시추선을 설치한 데 이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南沙) 군도에서 군사기지 건설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베트남, 필리핀은 물론 미국과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외교부는 14일 중국이 난사군도에 위치한 존슨 암초(중국명 츠과자오·赤瓜礁)에서 대형 토목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필리핀 군사 소식통은 중국이 존슨 암초에 비행장을 건설해 남중국해에서 제공권을 강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앞으로 매립지에 군사 기지가 들어서면 중국의 남중국해에 대한 통제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특히 중국이 그동안 남중국해에 군사기지가 없어 군함이나 전투기를 파견하려면 하이난(海南)기지에서 출발시켜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이 이 곳에 비행장 뿐 아니라 해군 기지도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 해역은 중국이 중동에서 수입한 원유를 말라카 해협을 거쳐 본국으로 수송하는 통로라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다. 중국은 미국이 견제를 하는 상황에서도 남중국해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어 주목된다.

필리핀은 존슨 암초 부근 해역을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난사군도 해역에서 중국 어민 11명을 불법 조업 혐의로 체포해 중국과 갈등을 빚는 상황이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이 존슨 암초 부근에서 매립한 바다 면적은 0.3㎢에 달하며 지름 500m의 타원형 기지가 이미 조성됐다. 중국 해군은 공사 도중 다른 나라로부터 방해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호위함 멘양(綿陽)호 등 군함 수척을 이 해역에 파견했다.

존슨 암초는 중국이 난사군도에서 지배하고 있는 7개 암초 가운데 면적이 넓은데다 주변 수심이 깊지 않아 매립에 가장 적당하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밝혔다. 주변에는 간만의 차에 따라 수면 위로 드러나는 중국이 점령한 암초가 몰려 있어 이들 섬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쉬워진다는 측면도 있다. 중국은 이 곳에 헬리콥터 이·착륙장과 레이더 기지를 건설해 운용해 오고 있다.

이 암초는 중국이 1988년 베트남과 해전을 벌여 승리한 뒤부터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부근 해역은 베트남 군함이 주로 오가는 곳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베트남과의 분쟁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필리핀은 중국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채택한 ‘남중국해 각국 행위선언’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에 항의를 제기했으나 중국 측은 요지부동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자국 영토 내에서 공사를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이 곳에서 무슨 공사를 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
정원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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