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9년 만에 1군 사령탑으로 돌아온 양상문(53) 감독이 독기를 품었다.

양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취임식 겸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펼칠 야구의 키워드로 ‘깨끗한 야구’와 ‘독한 야구’를 제시했다. 양 감독은 “매 경기마다 점수 차이에 상관없이 이기든 지든 ‘독하게 하는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양 감독은 “그동안 와신상담하며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성공한 감독들의 장점이 무엇인지 공부했다”며 “실망시키지 않는 팀을 제대로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하위에 처져 있는 LG의 전력에 대해서는 “3∼4위 전력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선수단을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전날 코칭스태프를 리모델링했다. 기존 신경식, 김선진 타격코치를 2군으로 보내고 김무관, 손인호 코치를 1군으로 올렸다. 김무관 코치는 2013시즌이 끝나고 LG 2군 지휘봉을 잡아 올 시즌 LG 2군(20승6패2무)을 퓨처스리그 최강자로 만들었다. 부임 첫 시즌부터 팀 타율 0.286으로 경기당 평균 6.79점을 뽑는 막강 타선을 구축했다.

이에 반해 1군 LG는 2군과 정반대다. 10승23패1무로 3주 넘게 최하위다. 팀 타율(0.275)과 팀 평균자책점(5.11) 모두 9개 구단 중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 LG는 병살타 80개, 경기당 0.63개로 리그에서 병살타가 가장 적은 팀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병살타 37개, 경기당 1.09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중이다. 양 감독이 김 코치에게 손을 내민 것도 ‘병살타’를 척결하기 위해서다.

김 코치는 또 ‘족집게 타격’에 일가견이 있다. 결정적인 순간에 고민하는 타자에게 상대투수가 던질 코스와 구종을 찍어준다. 지난해 LG가 득점권 타율 0.295로 리그 2위에 오른 것도 김 코치의 힘이 컸다. 김 코치가 지난해 타선을 복구한다면 LG의 ‘신바람 야구’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새 선장을 맞은 LG는 잠실구장에서 13일부터 롯데와 3연전을 치른다. 양 감독의 데뷔전이다. 양 감독과 김 코치가 재건할 LG가 어떤 모습일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