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주말 승객이 붐비던 서울의 지하철역 승강장에 연기가 들어차 승객들이 대피하고 열차들이 10여분간 무정차 통과했다. 다행히 화재로 번지진 않았지만 지난 2일 서울 상왕십리역에서 발생한 지하철 추돌사고 탓에 승객들은 다시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10일 오후 5시2분쯤 서울 지하철 합정역 지하 2층 환기실에서 매캐한 연기가 승강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승강장에서 근무 중이던 공익근무요원이 냄새를 맡고 119에 신고했다. 도시철도공사는 화재일 수 있다는 판단에 오후 5시5분부터 16분간 양방향 6호선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켰다.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100여명은 역사 밖으로 대피했다. 지하철역마다 ‘합정역으로 가는 승객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마포소방서는 소방차 34대와 소방대원 112명을 출동시키고 발화를 막기 위해 현장에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을 벌였다. 소방서 관계자는 “연기가 난 장소 주변에 가연 물질이 있을 경우 열기에 의해 불이 날 수 있어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연기는 화재로 번지지 않아 인명과 재산 피해는 없었다.

소방당국은 환기구 보수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철근을 자르는 기구인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고 직후 보수공사는 중단됐다. 열차는 오후 5시22분쯤 정상 운행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6호선 합정역 승강장에서 환기실 보수 공사를 벌이던 인부 4명을 불러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철제를 절단하는 그라인더로 작업하다 환기실에 가득 찬 먼지에 불꽃이 튀면서 연기가 난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역사 안에 연기가 가득 찼던 상황이어서 작업 중 안전 관리 소홀 등의 과실이 있는지 추가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