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침몰 8일째 "4층 선미에서…""

"[세월호 침몰 참사] 침몰 8일째 "4층 선미에서…""

[쿠키 사회] ‘소조기(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이가 작아져 조류 흐름이 가장 느려지는 시기)’가 끝나감에 따라 세월호 수색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사고 발생 8일째를 맞은 23일 수색팀은 승객들이 많이 머물렀을 것으로 추측해 왔던 3·4층에서 다수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날 하루에만 25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인양된 시신의 숫자는 150구로 늘었다. 이 중 20구 이상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로 추정되고 있다.

범정부합동대책본부는 민·관·군 합동구조팀 잠수사들이 지난 22일 오후 선내 3층에 위치한 식당 진입에 성공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부유물이 많아 문을 여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틀간의 노력 끝에 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많은 이들이 머물렀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식당에서는 생존자나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팀은 학생들이 침실로 사용했던 3·4층 다인실을 집중 수색해 4층 선미 부분에서 다수의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견된 시신의 절반 정도가 4층 객실에서 발견됐다. 4층 선미에는 30~50명을 수용하는 대형 객실이 있는 곳이어서 이 곳에서 추가 실종자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수색팀은 보고 있다.

24일까지가 ‘소조기’임에도 물속 상황이 수시로 바뀌어 수색에 애로를 겪기도 했다. 23일 오전에는 조류가 빨라지면서 수색 작업이 한때 중단됐다가 오후부터 다시 재개됐다. 이날 수색작업에는 함정과 민간 어선 212척, 항공기 34대, 구조대원 550여명이 투입됐다.

구조팀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과 무인탐사 ‘게 로봇(크랩스터)’ 등의 장비를 철수시켰다. 대신 다관절 해저로봇과 영상음파탐지기 등의 장비를 새로 투입해 구조작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작업 마지막까지 최대한 다양한 장비와 수단을 다 가동해 수색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특히 25일 진도에 비가 오고 파도까지 높아질 것이란 기상 예보가 나옴에 따라 일단 24일까지 수색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지금이 수색하기 가장 좋은 기상 상황이기 때문에 3·4층 구분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집중 수색을 벌인 뒤 기상상태에 따라 수색 계획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까지의 수색작업에서 선내 ‘에어포켓(공기주머니)’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은 “3층과 4층의 다인실을 집중적으로 수색했지만 배 안에 공기가 남아있는 공간(에어포켓)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신 유실을 피하기 위한 조치도 이뤄졌다. 대책본부는 해상에 해경과 해군 함정 외에도 저인망 어선 등을 외곽에 배치해 시신 유실 가능성에 대비했다.

이날 하루동안 20구가 넘는 학생들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기다렸던 부모들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시신 인양 소속이 전해질 때마다 부모들은 마음을 졸이며 신원확인 부스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천막 너머에서는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한 부모의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고 새나왔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며 낮 최고 기온이 20도를 넘어섰지만 팽목항의 실종자 가족들은 밤새 덮고 있던 담요를 몸에 두른 채 자녀들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다. 하지만 사고 발생 당시 집계됐던 실종자 숫자의 절반 이상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팽목항에는 간이영안실이 설치됐다. 시신을 확인한 가족들은 이곳 임시 영안실에서 시신 검안을 한 뒤 안산으로 이동,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영안실에서 장례를 치르게 된다. 시신 검안·검시를 위해 검사 2명과 검안의사 11명도 배치됐다.

대책본부는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될 경우 희생자들의 시신을 군 수송기를 활용해 이송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면서 시신 훼손 정도가 심해질 것에 대비해 시신 상태를 보존하기 위해 신속한 수습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진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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