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통곡, 오열, 탈진, 실신, 분노…. 전남 진도에서 실종된 이들을 한없이 기다리는 가족들의 심정은 어떤 표현으로도 완벽하게 대변하기 어렵다. 가족들은 심신의 한계를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허술한 구조작업에 실종자 생명을 위태롭게 한 정부는 이들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다. 자칫 대규모 ‘2차 피해’가 일어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여서 범사회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어느 아버지의 하루
진도 팽목항에서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아들의 생환을 기다리던 A씨는 20일에도 처음 이 곳에 온 16일 옷차림 그대로였다. 선착장 바로 옆 가족대책본부에 앉아 다리가 저린 듯 왼무릎을 연신 만지고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눈을 비비는 그에게 중년 여성이 “잠은 좀 잤어요?”라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사망자가 더 나왔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잘 모른대요”라고 답했다.
오전 6시50분쯤 해경 관계자가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추가로 인도된 사망자 신원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A씨는 깜짝 놀라 상황판으로 뛰어갔다. 37번째로 발견된 사망자 신원은 이모군. 97년 5월 4일생에 검정색 긴팔 옷을 입고 있는 여드름 많은 소년이라고 했다. A씨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본부로 돌아왔다. 왼쪽 주머니에서 핫팩을 꺼내 손에 꽉 움켜쥐었다. 그는 부르튼 입술 오른쪽을 만지며 말없이 20여분간 줄담배를 피웠다.
진도실내체육관으로 돌아간 A씨는 배터리 충전소에 1시간동안 맡겨놨던 휴대전화를 찾아왔다. 그러고는 혹시나 전화가 왔을까 조심스럽게 통화목록을 열었다. 다행히 해경 측의 ‘사망 확인’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는 실시간 뉴스가 나오는 대형 모니터 바로 앞에 털썩 앉더니 휴대전화를 꺼내 수색 작업 관련 뉴스를 검색했다. 내용을 보는지 마는지 손은 계속 뉴스 ‘새로 고침’ 버튼만 눌렀다. 그러다 1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뉴스를 클릭했고 이어 고개를 ‘툭’ 떨궜다. 얼마나 울었을까. 퉁퉁 부은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오전 9시쯤 자원봉사자들이 아침 식사를 나눠줬지만 A씨는 숟가락을 들고 음식을 바라보다 다시 내려놨다. “드셔야 해요.” 자원봉사자가 말을 건넸지만 그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같이 온 아들에게는 밥을 먹으라고 했는데 아들도 말없이 돌아누웠다. A씨 가족은 벌써 며칠째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
오전 9시30분쯤부터 선체 진입에 성공한 구조대가 잇따라 시신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대형 모니터에 발견한 시신의 인상착의를 간략히 요약한 화면이 중계됐다. A씨는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화면을 가리자 “앉아요, 앉아”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여기저기서 가족들이 가슴을 치며 울음을 터트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전 인도한 시신 신원 확인 중’이라 적힌 상황판을 보며 A씨의 아내가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가족들도 위험하다
지난 19일 오후 2시40분쯤 전남 목포 한국병원 응급실에 40대 남성이 이송됐다. 배를 빌려 타고 사고 현장 부근을 살펴보다 실신했다. 뇌경색 판정을 받은 그는 신체 오른쪽이 모두 마비됐다.
안산의 단원고에서 말기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아버지가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학교에 나와 연일 밤을 새우며 자녀가 돌아오기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심모(55)씨는 “자식이 죽어가는데 내가 치료를 받고 말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아들은 분명히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이라고 밝힌 B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종자 가족의 휴대전화에 ‘061’(진도 지역번호)로 시작하는 번호가 뜨면 그 부모는 사색이 된다”고 썼다. 시신을 확인하러 오라는 전화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침몰 당시 애들이 살기 위해 안쪽에서 깬 창문을 통해 시신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한다”며 “학부모들은 아직도 살아있을 거란 확신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눈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오열과 탈진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오전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 속보가 뜨자 같은 시각 진도 실내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선 안에 들어가 통곡하는 여성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이 화장실에서 나오자 딸이 엄마의 허리를 감싸 안고 등을 토닥였지만 서로 말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진도 한국병원에는 사고 이후 닷새 만에 수십 명의 가족이 병원에 실려 왔다. 식사는 못하는데 계속 울어서 수분이 빠지다보니 탈수 증세로 실신한 가족이 많다. 지난 17일에는 호흡이 너무 가빠져 몸 안에 이산화탄소량이 늘어나는 과호흡 증세 환자까지 나오는 등 점차 증세가 위중해지고 있다. 마경자(40·여) 간호사는 “보호자 대부분이 몸 상태가 조금만 괜찮아지면 다시 팽목항이나 실내체육관으로 가려 한다”며 “실신했다가 정신만 차려도 빨리 돌아가려고 ‘차를 불러 달라’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의료진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학부모를 치료하면서 그분들의 눈물과 고통이 우리에게까지 전해지고 공감되니까….” 마 간호사가 눈물을 흘리며 힘겹게 말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체육관에 설치된 모니터를 바라보며 이불을 깐 채 지친 모습으로 누워 있다. 자리가 좁아 무릎을 한껏 구부려 누워야만 한다.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녀들은 부모들이 편히 누울 수 있도록 앉아 있기도 했다. 눈물을 겨우 참다가도 다니던 교회 관계자들이나 지인들이 위로 방문을 오면 통곡 소리가 체육관 전체를 메웠다.
턱없이 부족한 심리지원
실내체육관에는 혹시나 모를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는 ‘응급환자 이동진료소’가 마련돼 있다. 사고가 발생한 16일부터 20일까지 533명(중복 치료 포함)이 링거를 맞거나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응급치료를 받았다. 식사를 못해 탈수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병원 관계자는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밥을 먹지 않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몸의 이상으로 이어지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심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는 어떤 흔적도 찾아보기 어렵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중앙재해심리지원단을 구성하고 심리지원팀을 조직해 사고 현장에 파견키로 했다. 또 사고일로부터 1개월 안에 피해자 및 유가족에게 최소 1회 이상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이후 닷새간 복지부 소속 상담사는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진도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남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 지자체 소속 인력만 부스를 만들고 활동했다.
정부의 심리지원이 시작돼도 지원 방식을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는 부스에서 가족이 찾아오기만 기다리고 있지만 심신이 지친 가족들은 스스로 찾아갈 여력조차 없다. 실제 사고 이후 20일까지 지자체 상담 부스로 먼저 찾아온 가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정신이 있는 한 이 곳에서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것”이라며 “힘들다고 심리치료 받으러 갈 시간도, 정신도 없다”고 말했다.
“힘내세요” “뭐 좀 드셨어요?” “물 드릴까요?” 가끔 상담사들이 체육관 안을 돌면서 가족들에게 말을 건네지만 가족들은 대꾸도 잘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새로 친지들이 도착할 때나 통곡하며 잠시 입을 열뿐 평소에는 말 한마디 할 기력조차 없는 상태다.
특히 다른 가족과 떨어져 혼자 이곳에 나와 있는 경우 극도로 위험해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 상담사는 “가족들이 같이 와 있는 경우에는 함께 대화하며 기운을 차리는 경우가 있지만 혼자 온 분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멍하니 있는 이들에게는 다가가 말을 붙이기도 하는데 대부분 말할 기운도 없어서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밖에 해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말만 앞세울 뿐 실질적인 지원을 못하고 있는 사이 피해자들의 고통은 심리적 재난으로 발전하고 있다. 진도=김유나 박세환 박은애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어느 아버지의 하루
진도 팽목항에서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아들의 생환을 기다리던 A씨는 20일에도 처음 이 곳에 온 16일 옷차림 그대로였다. 선착장 바로 옆 가족대책본부에 앉아 다리가 저린 듯 왼무릎을 연신 만지고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눈을 비비는 그에게 중년 여성이 “잠은 좀 잤어요?”라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사망자가 더 나왔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잘 모른대요”라고 답했다.
오전 6시50분쯤 해경 관계자가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추가로 인도된 사망자 신원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A씨는 깜짝 놀라 상황판으로 뛰어갔다. 37번째로 발견된 사망자 신원은 이모군. 97년 5월 4일생에 검정색 긴팔 옷을 입고 있는 여드름 많은 소년이라고 했다. A씨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본부로 돌아왔다. 왼쪽 주머니에서 핫팩을 꺼내 손에 꽉 움켜쥐었다. 그는 부르튼 입술 오른쪽을 만지며 말없이 20여분간 줄담배를 피웠다.
진도실내체육관으로 돌아간 A씨는 배터리 충전소에 1시간동안 맡겨놨던 휴대전화를 찾아왔다. 그러고는 혹시나 전화가 왔을까 조심스럽게 통화목록을 열었다. 다행히 해경 측의 ‘사망 확인’ 전화는 오지 않았다.
그는 실시간 뉴스가 나오는 대형 모니터 바로 앞에 털썩 앉더니 휴대전화를 꺼내 수색 작업 관련 뉴스를 검색했다. 내용을 보는지 마는지 손은 계속 뉴스 ‘새로 고침’ 버튼만 눌렀다. 그러다 10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뉴스를 클릭했고 이어 고개를 ‘툭’ 떨궜다. 얼마나 울었을까. 퉁퉁 부은 눈에 다시 눈물이 맺혔다.
오전 9시쯤 자원봉사자들이 아침 식사를 나눠줬지만 A씨는 숟가락을 들고 음식을 바라보다 다시 내려놨다. “드셔야 해요.” 자원봉사자가 말을 건넸지만 그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같이 온 아들에게는 밥을 먹으라고 했는데 아들도 말없이 돌아누웠다. A씨 가족은 벌써 며칠째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
오전 9시30분쯤부터 선체 진입에 성공한 구조대가 잇따라 시신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대형 모니터에 발견한 시신의 인상착의를 간략히 요약한 화면이 중계됐다. A씨는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화면을 가리자 “앉아요, 앉아”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여기저기서 가족들이 가슴을 치며 울음을 터트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전 인도한 시신 신원 확인 중’이라 적힌 상황판을 보며 A씨의 아내가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가족들도 위험하다
지난 19일 오후 2시40분쯤 전남 목포 한국병원 응급실에 40대 남성이 이송됐다. 배를 빌려 타고 사고 현장 부근을 살펴보다 실신했다. 뇌경색 판정을 받은 그는 신체 오른쪽이 모두 마비됐다.
안산의 단원고에서 말기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아버지가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학교에 나와 연일 밤을 새우며 자녀가 돌아오기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심모(55)씨는 “자식이 죽어가는데 내가 치료를 받고 말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아들은 분명히 살아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이라고 밝힌 B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종자 가족의 휴대전화에 ‘061’(진도 지역번호)로 시작하는 번호가 뜨면 그 부모는 사색이 된다”고 썼다. 시신을 확인하러 오라는 전화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침몰 당시 애들이 살기 위해 안쪽에서 깬 창문을 통해 시신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한다”며 “학부모들은 아직도 살아있을 거란 확신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눈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오열과 탈진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오전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 속보가 뜨자 같은 시각 진도 실내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선 안에 들어가 통곡하는 여성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이 화장실에서 나오자 딸이 엄마의 허리를 감싸 안고 등을 토닥였지만 서로 말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진도 한국병원에는 사고 이후 닷새 만에 수십 명의 가족이 병원에 실려 왔다. 식사는 못하는데 계속 울어서 수분이 빠지다보니 탈수 증세로 실신한 가족이 많다. 지난 17일에는 호흡이 너무 가빠져 몸 안에 이산화탄소량이 늘어나는 과호흡 증세 환자까지 나오는 등 점차 증세가 위중해지고 있다. 마경자(40·여) 간호사는 “보호자 대부분이 몸 상태가 조금만 괜찮아지면 다시 팽목항이나 실내체육관으로 가려 한다”며 “실신했다가 정신만 차려도 빨리 돌아가려고 ‘차를 불러 달라’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의료진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학부모를 치료하면서 그분들의 눈물과 고통이 우리에게까지 전해지고 공감되니까….” 마 간호사가 눈물을 흘리며 힘겹게 말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체육관에 설치된 모니터를 바라보며 이불을 깐 채 지친 모습으로 누워 있다. 자리가 좁아 무릎을 한껏 구부려 누워야만 한다.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녀들은 부모들이 편히 누울 수 있도록 앉아 있기도 했다. 눈물을 겨우 참다가도 다니던 교회 관계자들이나 지인들이 위로 방문을 오면 통곡 소리가 체육관 전체를 메웠다.
턱없이 부족한 심리지원
실내체육관에는 혹시나 모를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실종자 가족을 지원하는 ‘응급환자 이동진료소’가 마련돼 있다. 사고가 발생한 16일부터 20일까지 533명(중복 치료 포함)이 링거를 맞거나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응급치료를 받았다. 식사를 못해 탈수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병원 관계자는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밥을 먹지 않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몸의 이상으로 이어지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심리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는 어떤 흔적도 찾아보기 어렵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중앙재해심리지원단을 구성하고 심리지원팀을 조직해 사고 현장에 파견키로 했다. 또 사고일로부터 1개월 안에 피해자 및 유가족에게 최소 1회 이상 심리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이후 닷새간 복지부 소속 상담사는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진도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전남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 지자체 소속 인력만 부스를 만들고 활동했다.
정부의 심리지원이 시작돼도 지원 방식을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는 부스에서 가족이 찾아오기만 기다리고 있지만 심신이 지친 가족들은 스스로 찾아갈 여력조차 없다. 실제 사고 이후 20일까지 지자체 상담 부스로 먼저 찾아온 가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정신이 있는 한 이 곳에서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것”이라며 “힘들다고 심리치료 받으러 갈 시간도, 정신도 없다”고 말했다.
“힘내세요” “뭐 좀 드셨어요?” “물 드릴까요?” 가끔 상담사들이 체육관 안을 돌면서 가족들에게 말을 건네지만 가족들은 대꾸도 잘 못하고 있다. 가족들은 새로 친지들이 도착할 때나 통곡하며 잠시 입을 열뿐 평소에는 말 한마디 할 기력조차 없는 상태다.
특히 다른 가족과 떨어져 혼자 이곳에 나와 있는 경우 극도로 위험해 정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 상담사는 “가족들이 같이 와 있는 경우에는 함께 대화하며 기운을 차리는 경우가 있지만 혼자 온 분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멍하니 있는 이들에게는 다가가 말을 붙이기도 하는데 대부분 말할 기운도 없어서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밖에 해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말만 앞세울 뿐 실질적인 지원을 못하고 있는 사이 피해자들의 고통은 심리적 재난으로 발전하고 있다. 진도=김유나 박세환 박은애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