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극우 보수의 아이콘’ 강용석 변호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진보진영을 혐오하는 네티즌들은 “강용석이 배신했다”며 밤새 분통을 터뜨렸다. 진보 진영 네티즌들도 “인기를 노린 꼼수”라며 마뜩찮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일 밤 방송된 JTBC ‘썰전’의 ‘하드코어 뉴스깨기’ 코너에서는 ‘국정원 NLL 대화록 공개 논란!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발언의 진위는?’이라는 주제로 토론이 벌어졌다.
진행자 김구라가 강 변호사에게 “국정원의 NLL 대화록 전문 공개가 물타기(국정원이 대선 개입 논란을 무마시키려는)가 맞느냐”고 묻자 강 변호사는 “물타기가 맞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이미 기억에서 희미해졌다. 관심조차 없어져 버린 것이다. 물타기가 아니라 물갈이가 되어버렸다”라고 대답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보수측 입장을 지지해온 것과 상반된 것이다.
강 변호사는 이어 함께 출연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 연구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은 포기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NLL 문제제기에 책임지겠다던 사람(새누리 서상기, 정문헌)의원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자 “서상기, 정문헌 의원이 과했다.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동감의 뜻을 표시했다. 강 변호사가 이전과 상반된 의견을 잇따라 내자 김구라와 이 소장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강 변호사를 열렬히 지지해온 진보 혐오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서는 ‘강용석이 일베를 배신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일베에는 “기회주의자인 강용석을 이젠 버려야 할 때”, “이제 강용석은 끝났다”, “언젠가는 뒤통수 칠 줄 알았다. 보수 코스프레는 이제 끝”, “(소신 없이) 정작 본인이 물타기 한다”는 비난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일베 회원들은 강용석 팬클럽을 탈퇴했다며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강 변호사의 블로그에는 “팬클럽을 탈퇴하고 이제 안티운동을 벌일테야”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졌다.
진보 성향의 네티즌들도 강 변호사가 진보 진영과 궤를 같이 하는 의견을 낸 것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이다. 강 변호사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주간에 JTBC 토크 프로그램에서 노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뭇매를 맞았는데, NLL 발언으로 진보 네티즌들의 인기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실제 지난 2월2일 JTBC에서 방송된 ‘라이프 다큐 스타일’에서 “역사적으로 자살한 대통령이 몇이나 될까요? 자살한 전직 대통령,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대단한 것 같다”고 하거나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될 정도의 강력한 정신력을 가진 분이 자살을 택한다는 건 자기가 뭔가 순교자적으로 준비한 게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랑 싸우고 그랬다는 얘기도 있는데. 마누라랑 싸우고 나가서 자살한 사람이 어디 있나. 다 뭔가 생각하고 한 일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을 폄하했던 강 변호사가 NLL 포기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의유머’ 등 진보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썰전 등 예능시사프로그램으로 이미지 세탁에 성공한 강용석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의도된 발언을 던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밖에도 “도마뱀처럼 바뀌는 강용석, 수상하다 수상해”라는 댓글이 눈에 띄었다.
반면 강 변호사를 칭찬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개그콘서트의 유행어를 빗대 “강용석, 이 요물~ 날 들었다 놨다”라는 댓글을 달아 많은 추천수를 얻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조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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