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 인신매매단이 떴다” 알고보니…

“구미에 인신매매단이 떴다” 알고보니…

[쿠키 사회] 경북 구미시 형곡동에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30·여)씨는 출근길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트위터를 확인한 뒤 깜짝 놀랐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 인신매매단이 떴다며 조심하라는 트윗 글 때문이었다. 순간 이씨는 의심이 들었지만 ‘혹시나’하는 불안한 마음에 해당 글을 리트윗했다.

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인신매매단이 떴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해당 글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 지역만 바꾼 채 확산되고 있어 네티즌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8일 트위터에는 “긴급 소식. 지금 구미에 인신매매단이 떴어요”라며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마세요. 회색봉고차 2대니까 적어도 10명 정도라고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트위터러는 “상모, 사곡, 형곡, 북삼, 임은(동은) 조심하세요”라며 “이미 피해자가 4명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구미 내에서도 특정 동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자 경찰은 부랴부랴 사실 확인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글은 사실과 달랐다. ‘루머’일 뿐이었다.

구미 경찰서측은 “사실여부를 확인했지만 인신매매를 당했다는 피해자는 없었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더 이상 글이 확산되지 않게 리트윗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대구지역에서도 인신매매단이 나타났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또 다른 트위터러는 “현재 대구에서 인신매매가 유행하고 있다”며 “칠곡에서 여학생이 납치될 뻔했다”는 글을 남겼다. 이 트위터러는 이어 “인신매매범이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고 하니 학생분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조심하세요”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역시 경찰에서는 ‘루머’라며 근거 없는 허위 사실 확산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살인범이 서울 화곡동 여고생을 노리고 있다’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와 인근 지역 경찰들이 고역을 치르기도 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일부 네티즌들이 소셜네트워크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인신매매나 살인범 등에 대해 ‘친구가 봤다더라”혹은 ‘선배·후배가 들었다더라’ 등으로 사실인양 글을 올리고 있다”면서 “특정 지역이 거론되는 글에 대해 내사를 벌였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해당 지역에서 인신매매나 살인이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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