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박지성도 놀랄 EPL 적응력

이청용,박지성도 놀랄 EPL 적응력

[쿠키 스포츠] ‘블루 드래곤’ 이청용(21·볼턴 원더러스)이 예상 밖으로 빠르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적응하고 있다.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데뷔 시즌과 비교해도 놀라울 정도다.

이청용은 25일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시즌 2호골을 작렬시켰다. 9월 26일 데뷔골을 터뜨린 지 3경기, 29일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한 것이다. 이청용은 8월 16일 선덜랜드전에 후반 22분 교체 멤버로 나와 EPL 데뷔전을 치렀다.

◆ 첫 공격 포인트

EPL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어시스트로 첫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은 9월 23일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칼링컵 3라운드였다. 데뷔전을 소화한 뒤 4경기, 38일 만이었다.

박지성이 잉글랜드 진출 후 공식 경기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은 데뷔전을 치른 뒤 9경기, 52일 만인 2005년 10월 1일 열린 EPL 풀럼전이었다. 박지성과 비교했을 때 이청용이 경기 수에서는 5경기, 날 수로는 14일 빨리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셈이다.

◆ 데뷔 골

이청용은 데뷔골을 EPL 경기에서 기록했다. 9월 26일 버밍엄 시티전으로 칼링컵까지 포함하면 데뷔 5경기, 41일만에 1호골을 터뜨렸다. EPL 경기 수로만 따진다면 3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을 작렬시킨 셈이다.

박지성은 잉글랜 무대 데뷔골을 2005년 12월 21일 칼링컵 8강 버밍엄 시티전에서 뽑아냈다. 맨유에서 첫 경기를 치른 지 25경기, 133일 만에 터뜨린 골이었다. 박지성의 EPL 데뷔골은 이보다 한참 뒤인 2006년 4월 10일 아스널전에서 나왔다. EPL 29경기, 데뷔전 이후 243일 만에 나온 골이었다.

이청용이 박지성과 비교했을 때 20경기, 92일 일찍 데뷔골을 기록했다. 박지성과 이청용이 버밍엄 시티를 상대로 나란히 잉글랜드 무대 첫 골을 작성했다는 점은 이채롭다.

◆ EPL 2호골

이청용은 25일 에버턴전 골로 개인통산 EPL 2호골을 기록했다. 6경기, 데뷔 70일 만의 기록이다. 데뷔 골 이후 긴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흔한데, 이청용은 1호골을 터뜨린 지 3경기, 29일 만에 다시 골맛을 봐 타이밍도 좋았다.

박지성은 EPL 2호 골을 2007년 1월 14일 아스톤 빌라전에서 뿜어냈다. EPL 42경기 만이었고, 데뷔 골 이후 무려 279일이 지나서야 한 골을 보탰다.


◆ 이청용이 박지성보다 낫다?

이청용이 EPL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정효웅 MBC ESPN 해설위원은 “이청용은 박지성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박스 안에서의 침착함이 돋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청용은 데뷔 골 상황에서는 한 박자를 죽이는 여유를, 2호골 때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킥을 하는 과감성을 보여줬다. 이청용이 침착하게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게 정 위원의 평가다.

대표팀(4-4-2)에서 뛸 때보다 소속팀(4-3-3)에서 경기할 때 공격 가담이 더 용이하다는 것도 이청용의 득점력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축구 전문가는 “솔직히 현시점에서 비교한다면 이청용의 기량이 박지성보다 뛰어난 것 같다”며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도 그런 차이가 분명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청용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중론이다. 이청용이 EPL에서 대스타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볼턴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상운 기자
swcho@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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