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극심한 경기침체 여파로 산업 물동량이 급감한 가운데 일감을 따지 못한 대형화물차들의 도로변 불법주·정차가 성행, 교통체증은 물론 사고 위험까지 야기하고 있다.
20일 오전 11시께 용인 수지구 상현동 쌍용 1차 아파트 단지 앞 진입도로. 먼지가 뿌옇게 쌓인 대형화물차 5∼6대가 도로변에 불법 주차돼 있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 시동도 켜지 않은 채 가끔 차창문을 열고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비슷한 시각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인근 6차선 도로가와 과천∼봉담 고속화도로 월암 IC 진입도로변도 대형화물차들의 불법주차장으로 변해 있었다. 대부분의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있었지만 큰 차체가 주행차선을 침범, 시내버스 등 일반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다.
화물차 운전자들도 이 같은 불법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불경기에 돈을 아끼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25t 덤프트럭 운전자 김모씨(45)는 “불법인 줄 알지만 주차요금을 내가며 몇 시간씩 화주의 선적콜을 기다릴 수는 없지 않느냐”며 “차안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버텨도 워낙 불경기라 일감 못 따는 날이 더 많다”고 푸념했다.
컨테이너 차량 운전자 조모씨(40)는 “부산에서 짐을 실어 왔지만 다시 내려갈 짐을 따내지 못했다”며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일감을 찾을 때까지 쉬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침체로 화물선적 주문이 크게 줄면서 일감을 따기 위해 도로가에 불법 주·정차한 대형화물차들이 교통체증은 물론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의 위험도 가중하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작년 11월 이후 체감 화물선적량이 3분의1로 줄어 많은 기사들이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다”며 “화물운송차량의 휴식과 선적 대기를 위한 전용주차장 등의 확대설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경기일보 김완기자 w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