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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는 전북 현대 2중대?

포항 스틸러스 선수단.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의 주축 선수들이 잇달아 전북 현대로 이적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K리그 최고 구단 중 하나였던 포항은 2010년대 중반부터 모기업의 재정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2013년 리그 우승을 비롯해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 등 꾸준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적시장만 열리면 팬들의 탄식이 들려온다. 주축 선수를 타 구단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이른바 ‘셀링 클럽’이 되고 있다. 모기업의 지원이 적다 보니 이적시장에서 선수들을 거액에 보내고, 이적료 일부 금액을 구단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 


포항의 주 고객은 전북이다. 리그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인 전북은 포항에서 데려온 선수들을 바탕으로 우승 트로피를 계속 들어올렸다.

2011년 데뷔 후 줄곧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2018년에 전북으로 이적했고, 중국 생활 2년을 제외하고 국내에선 포항 유니폼만 입었던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수원 FC)가 2019년 시즌 도중 전북으로 향했다. 외국인 선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시즌 19골을 올리며 득점 2위에 올랐던 히트작 일류첸코도 지난해 녹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해 7월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팀의 미래이자 기둥으로 낙점받은 송민규가 이적료 20억원에 전북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포항 수뇌부는 감독과 상의도 없이 송민규 이적을 추진하려 해 팬들의 많은 비판을 받았다.

포항 스틸러스의 윙백을 맡았던 강상우.   프로축구연맹

올해도 변함없이 포항 선수의 전북행이 결정되는 분위기다. 팀의 부주장이자 국가대표 윙백 자원인 강상우가 전북으로 향한다. 강상우는 2020년과 2021년 K리그1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연속 선정됐을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포항은 현재 전북과 강상우의 이적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단간 합의는 이미 완료됐으며 전북과 강상우의 개인 협상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주축 선수들이 계속 전북으로 이적하자 포향에는 ‘전북 2중대’, ‘전북 2군’, ‘전북 유스팀’이란 불명예스러운 별칭이 붙었다. 포항을 응원하는 A씨는 “응원하는 선수의 이름을 유니폼에 보통 마킹하는데, 이제 내가 가진 유니폼에는 현재 포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없다”라며 “팀의 사정이 이해는 가지만, 조금이라도 선수를 지켜줬으면 한다. 선수들은 팀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아쉬워했다.

지난 13일 제주 서귀포에서 기자 회견에 나선 김기동 감독은 “이번 겨울에는 강상우가 전북의 타깃이 됐는데, 상우에게는 고맙게 생각한다. 지난해 시즌을 치르며 ‘시즌 끝날 때까지만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약속을 지켜줬다”면서 “(현재 대표팀 전지훈련에 합류한) 상우에게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널 응원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털어놨다.

이어 “구단 자금 사정도 봐야 하고 내 욕심만 차릴 수는 없다”며 “그래도 (강)상우가 지난 시즌 끝날때까지 최선을 다해줬고 떠날 때도 구단에 많은 도움을 줘 고맙다”고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포항의 주장 신진호도 “팀에서 중요한 선수가 다른 팀으로 가면 팬들 입장에서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상우도 우리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충분한 애정을 쏟았다고 생각한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선수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나가야 하는 것도 맞다”며 “아쉽지만 다음에 좋은 기회가 오면 다시 포항에서 함께 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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