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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은 보내야 하는 거 아니냐” 방역패스에 학부모 뿔났다

정부가 6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시설을 대폭 확대한다. 학원, 도서관,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 포함된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6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시설을 대폭 확대한다.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을 기존 일부 고위험시설에서 학원, 도서관, 독서실·스터디카페, 식당·카페 등으로 넓힌 것이다. 또 내년 2월부터는 12세∼18세 청소년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 백신을 맞아야 학원에 갈 수 있게 되자 학부모 반발이 거세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는 ‘사실상 강제접종’이라며 방역패스 도입을 반대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본인을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학원이 방역패스 의무 시설이 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안전성 검증도 안 된 백신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집에서 가르치기는 힘들다”며 “온라인 강의가 맞지 않는 아이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방역패스 도입을 반대하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재했다. 이 청원은 5일 오후 3시 기준 18만8356명이 동의 서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최소한의 동기부여는 있어야 한다”라며 “백신 안 맞았다고 공부까지 못하게 하는 건 문제가 있다. 그래도 학원은 보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중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 C씨는 “현재 상황이나 정부의 방역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아직 백신 안전성에 의문이 있다. 학원을 그만두고 과외를 구해봐야겠다”고 했다.

학부모들의 이런 반발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그동안 커진 학업 공백이 더해져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방역패스 미접종 청소년이 학원에 가려면 이틀마다 PCR 검사를 해야 하는 대안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학부모들의 의견이다.

정부가 6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 시설을 대폭 확대한다. 학원, 도서관,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 포함된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학원, 도서관 등의 시설에 방역패스를 확대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 비중은 신규 확진자의 약 20%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지난 1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고 새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어렵게 시작한 전면등교가 또다시 기로에 섰다. 학생과 학부모들께서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18세 이상 성인 백신 접종완료율은 5일 기준 91.7%다. 반면 연령대별 접종완료율 중 12~17세는 31.2%다. 12~17세 소아·청소년 중에선 16~17세 65만3499명이 1차 접종을, 이 중 58만8564명이 2차 접종을 완료했다. 12~15세 중에선 68만3953명이 1차 접종을, 27만5522명이 2차 접종을 끝냈다. 

방역패스 반발은 학원업계도 일고 있다. 정부가 방역 정책을 학원에 떠넘겼다는 이유에서다. 학원 강사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이유원 학원연합회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정책은 방역을 준수하라는 내용과는 또 다른 것”이라며 “청소년 백신 접종의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원을 접종률 증대 수단으로 보는 것 아니냐”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학원은 불특정 다수가 오는 다중이용시설이 아니다. 그런데도 방역패스에 학원을 굳이 넣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학부모연대와 같이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단체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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