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개혁 쇄빙선’ 출항…野 ‘독주’ 반발 속 당정대와 보폭 맞출 듯

정청래 ‘개혁 쇄빙선’ 출항…野 ‘독주’ 반발 속 당정대와 보폭 맞출 듯

정청래 “검찰·언론·사법개혁 추석 전 완수”
취임 첫날 ‘개혁·내란 척결’ 의지 강조
野, 협치 거부·일방통행 공세로 견제 나서
‘당정대 원팀’ 강조한 만큼 개혁 속도 조율 전망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건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정청래 대표가 ‘개혁 쇄빙선’을 자처하며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이에 야권은 벌써부터 ‘정청래호’ 출범을 협치 거부, 일방통행이라며 견제에 나섰다. 다만 정 대표가 ‘당정대 원팀’ 기조를 강조한 만큼 자체 속도조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언론·사법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라며 3대 개혁 특별위원회 설치를 공식화했다. 그는 “추석 전 개혁 완수”라는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며 개혁 의지를 다졌다. 

정 대표의 개혁 의지는 이날 당 대표실에 새로 설치된 뒷걸개(배경 현수막)에도 반영됐다. 민주당은 정 대표 취임에 맞추어 ‘내란세력 척결, 강력한 개혁’이라는 핵심 슬로건과 함께 3대 개혁을 포함한 총 21개의 개혁이 적힌 현수막으로 교체했다. 

이 같은 개혁 구호는 입법 전략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날 본회의에서 쟁점법안 중 ‘방송3법’이 가장 먼저 상정된 것도 정 대표의 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에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중 전략적으로 무엇을 먼저 올릴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라면서도 “새 당대표가 언론 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어서 방송3법을 먼저 올리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야당과의 ‘강경 노선’도 예고했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협치보다 내란세력 척결이 먼저”라며 “국민의힘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 없이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야(對野) 전선을 명확히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 대표의 행보를 ‘협치 거부’와 ‘일방통행’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방 독주 이미지를 부각해 민주당에 대한 중도층 이탈을 유도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뉴스파이팅’에서 “민주당이 갈 길이 이재명 리스크에 정청래 리스크까지 합쳐져서 정말로 민주당의 앞길이 험난해졌다”라며 “국회의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협치해야 한다. 그것이 국회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문수 후보도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극좌 테러리스트”라며 “극좌 테러리스트와는 어떤 경우에도 악수를 안 하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다만 정 대표가 ‘개혁 쇄빙선’을 자처하더라도 ‘당정대 원팀’을 강조해온 만큼, 대통령실 기조를 벗어난 과속이나 독자 노선은 지양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여론과 충돌하는 방식의 독주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정 대표는 이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보여준 국민과 당원들의 뜻은 분명했다. ‘이재명 정부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라’, ‘내란 세력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력한 민주당을 만들어 달라’는 명령”이라며 “이재명 정부와 ‘원팀’이 되어 회복과 성장을 함께 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당·정·대 원팀’을 이루는 것이 신임 당 대표의 당연한 책무다. 결국 하나의 팀을 이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일각의 주장대로) 정 대표가 앞서나가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 대표도 개혁 추진의 수위와 방향을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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