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이사부수영대회 대책 없는 전면 취소에 참가자들 '분통'

삼척 이사부수영대회 대책 없는 전면 취소에 참가자들 '분통'

운영 미흡·대응 시스템 없어
현장에서 취소 인지

강원 삼척시 맹방해수욕장. (쿠키뉴스 DB)
기상 악화로 전면 취소된 '2025 삼척이사부장군배 전국바다수영대회'를 두고, 참가자들 사이에서 환불 규정보다도 예상 가능한 상황에 아무런 대체 수단 없이 당일 취소를 단행한 운영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강원 삼척시와 삼척수영연맹에 따르면, 지난 12일 삼척시 근덕면 맹방해수욕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는 강한 바람과 파도 등 해상 기상 악화로 인해 전 종목이 전면 취소됐다.

이번 대회는 삼척시수영연맹이 주최·주관하고, 삼척시와 삼척시의회가 후원했으며, 전국 수영동호인 약 2000명이 참가 신청을 마친 상태였다.

삼척수영연맹은 "기상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선수 안전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고 대회요강에 명시된 규정에 따라 환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식 대회요강을 살펴보면 '자연재해 및 불가항력에 의해 대회가 중지된 경우, 또는 경기진행에 차질이 발생한 경우, 주최 및 주관 측에 대해 그 책임 및 소요된 제 경비(참가비 포함)의 환불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나와있다. 이 조항에 따라, 기상 악화로 인한 전면 취소도 환불 대상이 아니며, 주최 측은 법적·재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참가자들 사이에선 단순한 환불 불가보다 예고된 기상 악화에 아무런 대체 시나리오나 일정 조정 없이 대회를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한 점에 강한 반감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한 A씨는 "전국에서 참가하는 대회인데 오전에 취소가 결정 됐으면 참가자들에게 안내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 문자 한통 받지 못했다"며 "현장에서의 안내 역시 직접 운영 부스를 찾아가 확인하기 전까진 취소됐다는 말도 없었다. 제대로 된 공지나, 방송, 안내 팻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전에 홍보했던 경품추첨도 진행되지 않았다. 전국에서 온 사람들에게 기념품만 배부하고 마무리됐다"고 토로했다. 

대회요강에는 '기상 악화 시 강에서 대회를 진행할 수 있다'는 단서가 적시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장소, 인력, 시간표에 대한 계획이 전무했던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 중 상당수는 최대 7만 원의 참가비(2종목 참가 시)를 납부하고 교통·숙박까지 감안한 개인 비용을 부담한 상태에서, 기념품 외에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귀가했다.

유사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삼척 철인3종대회 역시 폭우로 당일 취소됐지만, 환불은 없었고 보완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당시 일부 참가자들은 “당일 아침이 돼서야 대회를 없던 일로 만들고는 아무런 후속 조치도 없었다”며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체육업계 관계자는 "천재지변 자체는 불가항력일 수 있지만, 기상이 변수로 작용하는 야외 스포츠 행사의 '전면 취소'는 예측 가능한 리스크"라며 "사전 매뉴얼, 환불 유연성, 이월 보상 등 기본적인 대응 체계는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타 스포츠 대회의 경우 차기 대회 참가권 이월, 부분 환불, 사전 환불 선택제, 기상보험 연계 제도 등을 도입해 반복적인 민원을 줄이고 있다.

삼척시는 후원기관으로서 이번 상황에 대해 "현재 참가자 민원을 파악 중이며, 주관 단체인 삼척시수영연맹과 협의를 거쳐 보상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기상이 나빠졌을 때가 아니라, 나빠질 수 있다는 전제에서 준비가 필요했다"며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상 문제나 환불 논란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리스크에 아무 대비도 하지 않은 시스템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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