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농업대전환, “소득배가·청년유입·지방소멸 다 잡았다”

경북 농업대전환, “소득배가·청년유입·지방소멸 다 잡았다”

주주형 공동영농에 이어 특화형 공동영농, 新 소득모델 급부상
시설 수박·토마토 이모작 4.5억원/㏊ 소득 3배 실현
자식들 돌아와 가업 승계‥끊어졌던 아기 울음 다시 들려

경북농업대전환 주주형 공동영농에 이어 특화형 공동영농이 신(新) 소득모델 급부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지금 아들이 가업을 잇는다고 들어와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아직 서른도 안 된 녀석이라 제대로 한번 키워보려고 한다. 올해 우리 동네에 아기가 3년 만에 2명이나 태어났다. 우리 아들도 여기서 잘 정착해 손주도 얼른 보았으면 좋겠다.”

경북 봉화군 재산면이 농업 혁신의 새 모델로 떠올랐다. 도시에 있던 자녀가 돌아오고, 농촌에 뜸했던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가당 1년간 4억원의 조수익도 기본이다. 

경북도가 농가소득 두 배를 목표로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경북형 공동영농’ 덕분이다.

봉화군 재산면 특화형 공동영농법인에 아들과 함께 참가한 황창호 농가는 “농업대전환 덕분에 소득도 올라가고 마을이 활기가 넘친다”며 이렇게 밝혔다.

기술 혁신과 농업의 첨단화가 진행 중인 재산면이 농업 대전환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소득 배가, 청년 유입, 지방소멸 해결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면서다. 

2023년 문경 영순지구에서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으로 시작한 ‘경북형 공동영농’이 특화 품목을 중심으로 시작한 공동영농에서도 성공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화형 공동영농은 기존의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과 달리 개별 영농을 하면서 선도 재배 기술 공유와 공동 방제·유통·판매 등의 협력으로 농촌 미래를 위한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령·은퇴 농가가 땅을 내놓고, 법인은 규모화된 농지에서 대형 농기계로 이모작을 지어 참여 농가에 배당으로 소득을 돌려주는 것으로 농촌의 고령화 해결에 초점을 둔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과는 차별화가 있다. 

특화형 공동영농은 종자, 비료 등 각종 농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해 경영비는 낮추고 선도 농가의 기술 지도와 표준 재배 설명서 공유로 생산성을 높이는 소득 모델이다.

이에 더해 출하 물량을 규모화해 가격협상력과 수취가격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이모작 재배로 소득을 크게 높일 수 있다. 

26농가, 21㏊규모로 특화형 공동영농에 참여한 봉화 재산지구는 시설재배로 수박을 수확한 후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이모작을 추진하고 있다.

수박의 경우 일반 노지 재배시 소득은 ㏊당 9000만원에 불과하나 시설재배 시 1억5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여기에 방울토마토로 이모작 재배하면서 소득은 4억5000만원으로 3배 가량 높아졌다. 특화형 공동영농의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이처럼 소득이 향상되자 재산지구에서만 5명의 승계농이 돌아와 공동영농에 참여해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특히, 청년들이 돌아오면서 기존 수박 포복 재배 방식을 덩굴을 지지대와 유인줄을 활용해 수직으로 키우는 수직 재배로 바꾸는 선진 재배 기술도입에 적극적이다.

수직 재배는 기존 방식 대비 저비용으로 관리도 편하고 밀식도 가능해 시설 수박 생산량을 2배 이상 올릴 수 있는 재배 방식으로, 해외 일본 선도 농가를 직접 찾아가 지역 여건에 맞게 접목한 기술이다.

봉화의 경우 수박이 열리는 덩굴은 기존처럼 바닥에 눕혀서 재배하고, 영양분을 공급받는 덩굴은 지지대를 설치해 수직으로 키우는 방식으로 추가 시설 없이도 7㎏ 이상 대형 수박을 수확할 수 있다.

특화형 공동영농을 추진하고 있는 김윤하 재산토마토작목회 농업회사법인 대표는 “각자 생산할 때는 취급량이 적어 유통(납품)업체로 직접 가지고 가야 했지만, 법인에서 공동으로 구매, 생산, 출하하면서 규모화시키니 이제는 가지러 온다”며 “수박-토마토 이모작으로 농가소득도 많이 올라 노지수박을 포함하면 보통은 4억원 정도, 6농가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참여 농가도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제공.
수박 주산지로 손꼽히는 재산면은 토질이 수박 재배에 적합하고 밤낮의 기온 차가 큰 고랭지 기후로 수박 당도가 높아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우리 농업인은 열심히 일하고 땅도 가지고 있는데 왜 도시 근로자보다 더 못 사나’라는 고민에서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을 구상한 것”이라면서 “규모화, 기계화, 첨단화를 통한 농업대전환으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농업이 고되고 돈도 안 된다는 인식은 옛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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