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무게, 성역 없는 수사에서 나온다 [취재진담]

특검의 무게, 성역 없는 수사에서 나온다 [취재진담]

‘3대 특검’이 모두 가동되며 본격적인 수사 국면에 들어갔다. 그 규모만 해도 역대급이다. 이번 특검의 파견 검사 수만 역대 최대인 120명에 달한다.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게이트 공천 개입, 건진법사 뇌물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건희 여사는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특검은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순직 해병 특검은 채상병 사망수사 외압 사건과 함께 김 여사의 ‘구명 로비’ 개입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역시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첫 소환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채 해병 사건을 우선적으로 조사한 뒤 이른바 ‘VIP 격노설’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해외 도피 의혹 등도 수사 범위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내란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2차 조사를 앞두고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다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이 잇따라 소환됐다. 

‘3대 특검’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국민의 시선도 수사의 방향과 깊이에 쏠리고 있다. 사건의 규모와 중대성만큼 국민들의 관심도도 높다.

특히 대통령 부인을 비롯한 권력 핵심층을 겨냥한 수사인 만큼, 정치적 논란을 넘어 특검이 본연의 책무를 다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특검은 검찰과는 다르다. 제도적으로, 역사적으로도 특검은 ‘예외적 수사 장치’다. 검찰이 신뢰를 잃었거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때 등장한다. 그런 만큼 특검은 더 무겁고 엄정한 수사를 요구받는다. 가장 중요한 건 대상이 누구든 예외 없이 조사한다는 원칙이다.

이번 3대 특검이 다루는 사건은 그 무게부터 다르다. 대통령 가족과 군 내부 사망 사고, 전직 대통령의 내란 혐의까지. 수사 대상의 무게가 곧 특검의 무게를 결정짓는다. 

과거에도 특검은 여러 차례 가동됐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 경우는 드물었다.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출범했지만 실질적 수사는 흐지부지되거나 성과 없이 종료된 사례가 많았다. 이번 특검이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원칙과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권력자라서 예외가 아니라, 권력자일수록 더 엄정하게 수사하는 모습. 바로 국민이 특검에 기대하는 태도다. 

3개의 특검이 동시에 작동하는 지금, 이례적인 상황 자체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크다. 더는 진영을 따지며 의혹을 덮는 것이 아닌, 공정한 수사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시간이다. 

특검의 무게는 성역 없는 수사에서 나온다. 이제 특검이 그 무게를 증명해야 한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공정한 수사로서 국민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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