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오전 중국 연길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창문 너머로 백두산 천지가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백두산 천지까지 이르는 코스는 북파(北坡)와 서파(西坡), 남파(南坡) 3곳이다. 지난 11일에는 북파를, 12일에는 서파를 통해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백두산 정상은 한반도를 통틀어 유일하게 한대기후(가장 더운 달의 평균 기온이 10도 미만인 기후)로 분류될 만큼 춥다. 날씨도 변화무쌍해 현지 가이드들은 "백 번 올라 두 번 천지를 보기 어려워서 '백두산'"이라는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북파 코스는 백두산을 오르는 가장 쉬운 길이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수월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천지 뿐만 아니라, 높이 약 60m의 장백폭포도 볼 수 있다.
셔틀버스와 승합차를 4차례 갈아타며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인 만큼 대기줄 역시 길었다. 차량에서 내릴 때마다 추위는 점차 매섭게 변모했다. 정상에 하차하니 칼바람이 눈앞에서 춤을 췄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눈썹에 물방울을 남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살얼음으로 변했다. 천지는 커녕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다음날인 12일 오전 백두산 서파 지역 정상에서는 얼어붙은 천지가 한눈에 보일 만큼 날씨가 쾌청했다. 서파 코스는 버스를 2차례 갈아탄 뒤에도 정상까지 계단 1442개를 걸어 올라야 한다. 초입에는 가마꾼들이 있어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편하게 주변 경관을 구경하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등산로는 데크와 돌계단이 양쪽으로 완만하게 조성돼 있어 1442라는 숫자에 비해 오르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주변 경관을 감상하면서도 30여분 만에 천지가 보이는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날 백두산 정상에서는 '서파 37호 조중경계비'를 만날 수 있었다. 북한 량강도 삼지연 지역과 접해 있어 경계비를 기준으로 접근을 차단하는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다. 경계비의 중국 쪽 면에는 '중국(中國) 37'이, 반대 쪽 면에는 '북한(北韓) 37'이 적혀 있어 관광객들이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중국=유희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