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세계인 입맛 공략…해외판로·바이어 교류 확대 ‘서울푸드 2025’ [가봤더니]

‘K-푸드’ 세계인 입맛 공략…해외판로·바이어 교류 확대 ‘서울푸드 2025’ [가봤더니]

‘K-푸드’ 인기에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 규모 역대 최대
한류 IP 적용 콘텐츠 선보이고 한식 수출 기회 모색
해외 유통업체, 한국 ‘건강트렌드’ 맞춰 제품 선보여
일각선 “韓 성분 규제 어려워…오프라인 행사 확대”

1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2025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서울푸드 2025)에서 방문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김건주 기자 

“중국에서는 된장찌개·김치볶음밥 등 한식이 일상식 개념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식보다 객단가가 낮아 접근성이 높고 소비자 호응도 큽니다.”

1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규모 식품 박람회 ‘2025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서울푸드 2025)에서 만난 한식식자재 유통기업 (주)닛시푸드의 김파 한국법인 대표는 “중국에서도 일상식으로써 한식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에 한식 식자재와 간편식을 유통하는 닛시푸드 부스에서 방문객이 음식을 맛보고 있다. 김건주 기자 

K팝·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로 ‘K-푸드’를 찾는 외국인 비중이 늘면서 정부 역시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농식품(신선·가공) 수출은 24억8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지난해 세운 역대 1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로 43회를 맞은 ‘서울푸드 2025’는 아시아 4대 식품 박람회 중 하나로, 식품 산업 관계자들의 글로벌 교류를 확대하는 대표 행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인포마마켓, 킨텍스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45개국 1639개 기업이 3033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전시는 △서울국제식품전(국내·국제관) △식품포장기기전 △식품기기전 △호텔&레스토랑기기전 △식품안전기기전 △2025 특별관(스마트 플랫폼/ESG 서비스)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푸드 2025에 마련된 빙그레·오뚜기 부스. 김건주 기자 

빙그레, 오뚜기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도 부스를 차려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오뚜기는 국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 BTS의 멤버 ‘진’을 모델로 한 진라면이나 진짬뽕, 카레, 떡볶이 등의 영문 패키지 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한류 콘텐츠의 인기를 증명하듯 문화콘텐츠와 결합한 마케팅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넷플릭스 콘텐츠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셰프의 입간판이나 셰프가 출연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 오징어게임 관련 제품 등 콘텐츠 연계 전략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수입식품 전문 유통기업 미성패밀리 관계자는 “수출 확대를 위해 오징어게임 IP(지식재산)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다”며 “외국인 바이어나 방문객들은 달고나 등 우리나라의 색이 돋보이는 제품들 위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 IP를 사용한 제품들. 김건주 기자

이날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정문영씨는 “흑백요리사 셰프·먹방유튜버 초청 콘텐츠 등이 더해져 흥미를 끌었다”며 “일반 소비자도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한 튀르키예 관광객 역시 “자유로운 한국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는 튀르키예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며 “K팝뿐 아니라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식품제조사 G.E. 바버스(Barbours)의 셰인 트레윈(Shayne Trewin) 디렉터가 설탕과 소금을 첨가하지 않은 땅콩버터를 설명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해외 식품기업들도 한국 진출을 위한 준비에 적극적이다. 국제관에서는 북미·태국·러시아·대만 등지의 기업이 무설탕, 과일식초 등 건강식 콘셉트 제품을 대거 소개하며 한식 이미지에 맞는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었다.

캐나다 식품제조사 바버스의 셰인 트레윈 디렉터는 “설탕을 빼고 기름을 줄인 제품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수요에 맞춰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기업에서는 레몬주스랑 올리브유를, 튀르키예 기업은 과채주스를, 브라질 기업은 프로폴리스 제품 등의 유통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을 시행했다.

다만 일부 해외 바이어들은 국내 수입 식품 규제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남미권 국가 유통 바이어는 “한국의 식품 수입 기준이 서양 국가 지침과 달라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예로 미국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한국에서는 성분 규제로 판매할 수 없다”며 “중국도 자국시장 보호를 위한 성분 규제가 있지만 한국 기준이 더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유통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원전 이슈 이후 한국 수출이 쉽지 않다”며 “일본에서 1차 검사를 하고 국내에서 2차 검사를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도 믿지 못해 타격을 받는다. 유통을 위해 다양한 경로를 알아보고 있으며 전시회 등으로 오프라인 경험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