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태안화력 근로자 사망사고 수사 착수…안전 수칙 준수 여부 조사

경찰, 태안화력 근로자 사망사고 수사 착수…안전 수칙 준수 여부 조사

충남 태안군 원북면 소재 태안화력발전소 전경. 태안군 제공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망 사고를 두고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 발전소에서는 2018년 고(故) 김용균 씨의 사망 사고 이후 6년 만에 또다시 비슷한 비극이 되풀이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0분께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작업 중이던 김충현(50) 씨가 숨졌다. 김 씨는 한전KPS의 2차 하청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 노동자로, 평소 금속 부품을 절삭·가공하는 공작기계를 다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김 씨는 길이 40㎝, 지름 7∼8㎝의 쇠막대를 가공하던 중이었으며, 현장에는 혼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 소장(소속 업체 대표) A씨는 사고 발생 당시 2층에 있었으며, 사고 직후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김 씨의 작업 상황, 원청의 작업 지시 여부, 근무 체계 등을 조사했다. 현장 폐쇄회로(CC)TV와 작업물 도안, 실제 가공물, 개인 장비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며, 설비와 작업일지, 작업자 배치 등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건된 인물은 없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 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했으며, 부검은 이르면 4일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특히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사고 직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SNS를 통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노동자가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며 “6년 전 김용균 군이 세상을 떠난 그 현장에서 같은 비극이 또 일어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하다 죽는 나라,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기업의 책임 회피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노동자의 생명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후보는 “마음이 무겁다. 태안화력발전소는 김용균으로 알려졌던 곳이고, 제가 진상조사를 했고 재발방지를 약속받은 곳”이라며 “그런데 또다시 사고가 일어나서 매우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의 부(富)가 세계 10위권에 닿을 정도로 돈은 넘쳐난다. 그런데 우리 노동자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성장의 효과가 위로만 흘렀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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