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에서 추락한 해군 초계기에 탑승했던 4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29일 경찰은 추락 현장 부근에서 초계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4명의 시신이 차례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초계기가 추락한 뒤 화염에 휩싸인 탓에 일부 탑승자의 시신은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초계기에는 조종사인 소령 1명과 대위 1명, 부사관 2명이 탑승했다. 장교들은 조종사로, 부사관들은 전술승무원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사고가 난 해상초계기 P-3는 해군이 1995년부터 도입해 운용해온 미국산 대잠초계기다. 전장 35m, 전폭 30m, 전고 11m에 터보프롭 엔진 4기를 장착했고 어뢰, 폭뢰, 폭탄, 미사일 등을 탑재해 잠수함과 해상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1995년 당시 P-3C형 8기가 먼저 들어왔고, 이후 미군이 예비용으로 보유했던 P-3B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완전히 새로 만들다시피 개조한 P-3CK 8대까지 총 16대가 도입됐다. 이날 추락한 기종은 P-3CK로 파악됐다. 사고가 난 초계기와 같은 기종은 국내에 모두 8대가 배치됐고, 포항과 제주의 해군 부대에서 운용 중이다. 군은 추락한 초계기는 전투기와 달리 자력으로 탈출하는 기능은 없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초계기는 추락 직전 급격하게 회전하며 굉음을 냈다는 목격자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사고 발생 시간 포항지역 기상은 맑은 날씨로 안개나 비 등으로 인한 시야 확보가 어려워 야산과 충돌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에 따라 기체 결함이나 다른 이상 등이 있었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다.
해군 측은 아직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조영상 해군 사고대책본부반장(준장)은 “일단 비행을 중단했고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