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생산기반 흔들…“글로벌 공급망 비상”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생산기반 흔들…“글로벌 공급망 비상”

연간 1600만 본 생산 중단, 자동차·항공 등 핵심 산업 연쇄 타격
지역경제·고용불안 현실화 우려…주민 건강 피해도 속출
3개월 재고로 단기 대응, 장기화 시 연 700만 본 공급 차질 불가피

17일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광산구 제공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초대형 화재로 국내 타이어 산업의 생산 기반이 흔들리고 글로벌 시장에 연쇄 충격이 우려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이번 화재로 공장 전체 부지의 절반 이상이 전소되며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광주공장은 금호타이어는 연간 1200만~1600만 본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국내의 핵심 생산거점이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항공기 등 특수 타이어 시장에 공급되는 주요 거점이기도 하다.  자동차·항공 등 주요 수요 산업과 지역경제, 글로벌 공급망에 단기적·중장기적으로 연쇄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화재로 인해 생산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곡성·평택 등 타 공장과 해외공장(중국, 베트남, 미국)에서 일부 생산을 분산하고 최대 3개월치 재고로 단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동차 생산 및 수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용 캐스퍼 전기차, 항공기 등 특수 타이어 분야에서는 금호타이어 의존도가 높아 납품 지연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생산 중단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연간 700만 본 이상의 타이어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지역 경제 타격도 언급했다. 

그는 “광주공장은 2200여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인력이 근무하는 대표 제조업체”라며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근로자 고용불안과 임금 문제, 협력업체 경영난, 지역 상권 침체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화재로 대량의 유독가스와 검은 연기가 광주 도심까지 확산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두통, 목 통증 등 건강 피해를 호소하며 97세대 182명이 임시 대피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는 주민 피해 현황 조사를 진행 중이며, 접수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 절차에 나설 예정이다. 광주시교육청도 인근 학교와 유치원의 공기질 측정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금호타이어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공장 생산 중단 분야의 지난해 매출은 약 89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0%에 달한다. 올해 매출 5조원, 영업이익 6767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금호타이어 외에도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복수의 공급처를 두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 복구 및 재건에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중장기 투자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당국과 관계기관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정련 공정 내 생고무 예열 장치에서 발생한 스파크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와 함께 피해 복구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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