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못하게 의원 끌어내라”…특전사 참모장, 곽종근 지시 폭로

“표결 못하게 의원 끌어내라”…특전사 참모장, 곽종근 지시 폭로

尹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4차 공판

윤석열 전 대통령이 5월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정환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참모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국회에 출동한 부대에 “표결하지 못하게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4차 공판(부장판사 지귀연)에서 박 참모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검사 측이 “707특임대와 1공수여단이 국회에 도착한 뒤 곽 사령관이 어떤 임무 수행 지시를 내렸느냐”고 묻자, 박 참모장은 “기억나는 지시는 ‘유리창을 깨라’,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라’, ‘표결을 못 하도록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확히 누구의 지시인지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곽 사령관이 복명복창 형식으로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 참모장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에 현장에 있던 참모들이 매우 놀랐다”며 “(곽 사령관이) 끌어내라는 말을 하자 작전처장과 정보처장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또 그는 국회에 특전 병력이 투입된 당시 상황에 대해 “‘북한 간첩이나 무장세력이 들어와 의원들을 인질로 잡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었지만, 실제 전개된 상황은 상상과 괴리가 있었다”며 “자막으로 계엄 해제 방송이 나오자 의아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박 참모장이 당시 작성한 메모 내용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박 참모장은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라 △유리창이라도 깨고 들어가라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못 하도록 의원들을 빨리 끌어내라 등의 문구를 휴대전화에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메모 경위를 묻자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었고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들은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배열하진 않았지만 중요한 워딩은 기록해 두자고 생각해 메모했다”며 “나머지 부분은 개인 일기처럼 소회를 적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이예솔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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