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 한 마리 시키는데 배달료 포함하면 3만원이 넘어갑니다…배달도 부담된 지 오래죠”
서울 동작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민태연(34)씨는 요즘 배달앱을 자주 열지 않게 됐다. 수수료, 배달비 등이 붙으면 치킨값의 30%에 달할 만큼 비싸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출근길 라디오에서 공공 배달앱 ‘땡겨요’ 광고를 듣고는 귀가 솔깃해졌다.
서울시가 배달앱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시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서울배달플러스(+)땡겨요’ 활성화에 본격 나선다고 9일 밝혔다. 민간앱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모두 이득을 보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최대 30% 할인 혜택이다. 소비자는 서울배달플러스에서 결제할 경우 배달전용상품권(15%)과 ‘땡겨요’ 쿠폰(5%), 프랜차이즈 본사의 자체 할인(10%)을 더해 치킨 한 마리에도 30%가량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배달앱 이용률이 가장 높은 치킨 업계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25일에는 bhc, BBQ, 굽네 등 18개 프랜차이즈와 협약을 맺었다. 신한은행, 한국외식산업협회 등과 상생 협약을 체결해 가맹점 입점을 유도하고 있다.
또 서울시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소상공인들에게 추가적인 지원을 하기 위한 200억원 규모의 ‘서울배달상생자금’ 출연도 준비 중이다.
서울시 소상공인정책과는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에게는 공공배달 플랫폼의 이용 경험을 확대하고, 가맹점주에게는 매출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땡겨요의 현재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약 3%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달의민족(58.7%), 쿠팡이츠(22.7%), 요기요(15.1%) 등 민간 3사가 전체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다. 땡겨요는 입점 업체에 2%의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자영업자의 정산주기를 단축하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점유율이 부족하다 보니 업주들의 가입률은 낮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을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소비자가 많이 이용하지 않으면 굳이 입점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프로모션(총 30% 할인 혜택)의 지속 가능성도 변수다. 서울시와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본사가 비용을 분담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하기엔 예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배달플러스가격제 시행 시기와 가격 분담 등 구체적인 사항은 치킨 프랜차이즈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협의 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땡겨요를 운영하는 신한은행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민·쿠팡이츠도 엄청난 홍보비를 쓴다. 우리가 부담하는 수준은 그에 비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며 “이번 기회에 공공배달앱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맹점주 협의회와 논의를 지속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