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거래 확대 영향 등으로 한 달 만에 다시 50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3월말 기준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10위로 전월보다 한 계단 내려앉았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46억7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49억9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4월(59억 9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최대 폭 감소하면서 2020년 4월(4049억 8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거래, 분기말 효과 소멸로 인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감소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전월보다 감소했다”면서 “스왑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거래금액만큼 줄어들지만, 만기시 자금이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 12억달러 증가했다가 1월(-46억달러)과 2월(-18억달러) 감소했고, 3월(+4.5억달러)에는 석 달 만에 늘었지만, 4월(-49.9억달러)에 다시 감소했다.
특히 지난 2월 4092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4100억달러 선이 무너진 뒤 석 달째 4100억달러선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와 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565억달러로 3월 대비 50억3000만달러 줄었다. 예치금은
232억3000만달러로 9억3000만달러 감소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은 156억8000만달러로 7억달러 증가했다.
IMF포지션은 44억7000만달러로 2억8000만달러 늘었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는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3월 말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4097억 달러)는 세계 10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0년 관련 순위 집계 이후 9위 자리를 놓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높았던 순위는 2002년 6월(1124억 달러)에 기록했던 4위였다.
중국이 3조2407억달러를 보유하며 1위를 했으며, 일본이 1조2725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스위스 9408억달러(3위), 인도 6683억달러(4위), 러시아 6474억달러(5위), 대만 5780억 달러(6위), 사우디아라비아 4542억달러(7위), 독일 4355억달러(8위), 홍콩 4125억달러(9위) 순이었다.
이에 대해 한은은 “3월 독일이 10위에서 8위로 두 단계 올랐는데, 독일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