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복귀한 오세훈, 시정질문 무산…민주 “국힘 일방통행” 비판에도 임시회 참여

시정 복귀한 오세훈, 시정질문 무산…민주 “국힘 일방통행” 비판에도 임시회 참여

다수 의석 앞세운 국힘 일정변경 단독 처리
협의 없는 일정 변경에 민주당 강력 항의…민생 고려해 임시회는 참여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25일 항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정에 복귀했지만, 이를 겨냥한 시정질문은 사실상 무산됐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단이 야당과 협의 없이 시정질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단은 협의 없는 일정 변경 강행에 강하게 반발하며 "서울시의회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시급한 민생 현안을 고려해 예정된 임시회 활동에는 참여하기로 했다.

2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본회의에서 오는 30일과 5월1일로 예정됐던 시정질문을 취소하는 내용의 임시회 의사일정 및 회기 변경 동의안이 통과됐다. 다수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 주도로 통과된 것으로, 민주당 시의원들은 반발했지만 표결을 막지는 못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단은 “상임위원회 심사가 대부분 마무리돼 제2차 본회의에서 안건 100여 건이 일괄 처리될 예정”이라며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감안해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및 공공기관, 시의회 공무직 근로자의 근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본회의장에서 ‘입틀막 국민의힘, 의회독재 규탄’, ‘국민의힘 일 좀 합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표결을 거부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몰려가 최호정 의장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성흠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단 원내대표는 본회의장에서 “탄핵 정국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민생 회복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야당의 입을 막고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는 서울시의회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이후 각기 다른 성명을 내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 서울시의원단은 “최근 서울 곳곳에서 땅꺼짐 사고가 잇따르며 시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민생을 외면하고 야당의 의정활동을 가로막는 만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단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의회 폭거를 임시회 일정 변경에 대한 항의로 포장하지만, 집단적이고 위협적인 태도로 표결권을 침해하고 회의 질서를 무너뜨린 행위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처럼 민주당은 시정질문 취소에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지만, 민생 현안이 시급한 만큼 임시회는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정에 복귀한 만큼 시민에게 사과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대선 전 사실상 마지막 임시회에서 시정질의를 차단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정파적 이해를 넘어 시민을 위한 의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흠제 원내대표도 “민생을 위해 임시회에는 참여하되, 최호정 의장과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단으로부터 재발 방지 확약을 받을 것”이라며 “수용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 서울시당 차원에서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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