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87체제 끝, 시대교체 시작…국민 생각한 결정” [6·3 대선 후보 인터뷰]

한동훈 “87체제 끝, 시대교체 시작…국민 생각한 결정” [6·3 대선 후보 인터뷰]

“아버지가 계엄을 했어도 막았을 것…줄탄핵 후보 선출은 공수교체”
“이재명 경제관 위험…챗GPT 경기도 배달앱 아냐”
“성장하는 중산층·복지의 효율화…AI·AX 200조 투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분수대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정치는 국민에게 평화로운 보통의 하루를 마련하는 일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정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말이다. 한 후보는 3년의 대통령 임기로 개헌을 통해 극단적인 사회 대치를 끝마치겠다고 예고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산층 성장’을 중심으로 국가의 허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후보는 26일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부담에 관해 “아버지가 계엄을 했어도 이를 막았을 것이다. 비상계엄 당일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국회로 달려갔다”며 “정치적 부담이 뒤따를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만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른 분들에게 묻고 싶다”며 “국민의힘 대표로서 비상계엄을 막았을지, 대통령의 편에 섰을지 대답할 수 없다면 이번 대선에 나올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자 ‘시대교체’를 강조했다. 계엄을 한 대통령의 자리에 30번 줄 탄핵을 주도한 야당 대표를 세우는 것은 ‘공수교대’와 다를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사람만 바꾸면 똑같은 일을 더 잔인하게 겪을 수밖에 없다. 87 체제는 절제의 가치를 잃어 수명이 다했다”며 “계엄과 줄탄핵 속 집권여당 대표를 하면서 시대교체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구시대의 막내’를 강조하면서 권력 분산과 극단적 대립 방지를 개헌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그는 “대통령제를 4년 중임 분권형으로 고쳐 제왕적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가적 과제에 집중하고, 국민이 다시 기회를 주면 8년까지 긴 안목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 권력 분산을 위한 ‘상하양원제’ 도입을 설명했다. 한 후보는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상하원 합계를 300명으로 유지해야 한다”며 “상원은 대선거구제로 선출해 지역주의에 기댈 수 없게 하고, 한 번의 바람으로 절대적인 힘을 갖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후보는 ‘한덕수 추대론’에 대해 “한덕수 국무총리 권한대행과 계엄 상황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했다. 국가의 미래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같았다”며 “다만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을 흐트러뜨리는 행위는 적절치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경제관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한 후보는 “이 후보가 위험한 사람이 아니라는 듯한 강변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대표는 경제를 모르고, 경제관도 위험하다. 이재명의 가짜경제와 저의 진짜 경제는 다르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빚으로 돈·지역화폐를 뿌리고, 엔비디아 같은 기업은 키울 줄 모르면서 뜯어낼 궁리만 하고 있다”며 “한국형 챗GPT를 전 국민이 무료로 쓰게 하겠다는데 인공지능(AI)이 무슨 경기도 배달앱인 줄 아냐”고 반문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분수대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한동훈 ‘AI·AX’와 ‘중산층 성장’ 집중…“맞춤형 선순환 복지”


한 후보는 국가의 정책이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비롯해 중산층 성장과 선순환 복지 등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 위기를 넘어 미래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AI G3(주요3국) 합류는 한 후보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이를 위해 △AI 인프라·생태계 5년간 200조원 투자 △AI 인재 양성 △실제 응용 분야 AI 도입 △미래전략부 신설 등을 예고했다.

한 후보는 “인공지능전환(AX)은 단순히 신기술 개발이 아니라 AI 혁명으로 문명 전환을 하는 것이다. 과학과 산업, 문화, 교육 등 국가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며 “미래전략부는 이를 아우르는 국가적 비전을 설계하는 부서”라고 설명했다.

또 “영국의 기업혁신기술부(BIS)처럼 대학·과학기술·사회정책을 융합해 전략을 만드는 미래형 정부로도 볼 수 있다”며 “과거처럼 예산만 지원하는 게 아닌 정부 차원의 혁신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가 ‘중산층 성장’ 전략의 배경으로 ‘항아리 모델’을 지목했다. 정치와 경제는 가운데가 두터워야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적 중산층이 많아야 국민이 평안한 삶을 산다. 정치도 중도층이 많아야 상식·합리성이 통하는 사회가 된다”며 “이를 위해 약자를 넘어 모두를 위한 맞춤형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맞춤형 복지를 위한 선행 조건’을 묻자 “복지 프로그램은 수천 개인데 국민은 이를 누리지 못하고, 혈세는 줄줄 샌다. 복지의 총량도 중요하지만, 이를 효율화하는 작업이 우선”이라며 “한평생 복지계좌로 개개인에게 필요한 복지 혜택을 한곳에 모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한 후보에게 ‘정치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국민 한 분 한 분에게 평화로운 보통의 하루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정치는 극단적 대립에 빠져 국민을 걱정시키고 있다. 시대교체를 통해 이를 끝내고,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겠다”고 소리 높였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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