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효 우려에 2300선을 내준 채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도 금융위기 시점 이후 최고점을 경신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4%(40.53p) 급락한 2293.70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3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023년 10월31일(2293.61)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미국 상호관세 발효 시점인 오후 1시쯤 2300선을 밑돌면서 반등하지 못한 채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기관도 704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9392억원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93% 내린 5300원으로 후퇴했다. SK하이닉스(-2.65%), LG에너지솔루션(-1.26%), 삼성바이오로직스(-1.20%), 현대차(-0.67%), 삼성전자우(-0.67%), 기아(-0.59%), 셀트리온(-5.27%),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0%), 네이버(-1.50%)도 내렸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29%(15.06p) 하락한 643.39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12월9일 기록한 627.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96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837억원, 19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레인보우로보틱스(0.62%), 코오롱티슈진(1.81%)을 제외하면 모두 내렸다. 알테오젠(-3.61%), 에코프로비엠(-0.11%), HLB(-5.56%), 휴젤(-5.21%), 클래시스(-4.14%), 삼천당제약(-12.23%), 리가켐바이오(-1.06%) 등이 하락했다.
이용찬 iM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진입 시 증시와 기업이익이 추가 하락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면서 “코스피는 대선 및 내수부양 기대감 등을 고려하면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나, 상승할 이유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에 종료됐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시점인 지난 2009년 3월12일(1496.5원) 이후 16년만 최고치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 정책 기조가 연초 예상보다 강경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 2분기 원·달러 환율 상단을 당국 개입 경계심이 고조되는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