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꾸며드립니다” 병원 인테리어 나선 의료기기 기업들, 왜?

“직접 꾸며드립니다” 병원 인테리어 나선 의료기기 기업들, 왜?

의료기기 업계에서 ‘인테리어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제2의 유망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의료기기 업계에서 ‘인테리어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제2의 유망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고객인 병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제품 홍보·마케팅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업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 올림푸스한국, 세라젬 등 의료기기 기업들이 공간 디자인 및 리모델링과 같은 인테리어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당초 서비스의 한 부문으로 시작됐으나, 마케팅 효과를 높이며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치과 전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의사들의 요구와 니즈를 반영해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치과 인테리어 사업 ‘토탈 프로바이더’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누적 시공 건수는 1500건을 돌파했으며, 타 진료과 개원의의 인테리어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고 오스템 측은 설명했다.

인테리어 사업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성장에 기여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전체 매출은 2017년 3978억원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4년 1조3155억원을 달성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개원 치과를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신규 고객 확보 효과가 크고, 치과 내 장비나 재료의 동반 구매 사례가 많아 관련 품목의 전반적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특히 인테리어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치과 인테리어 연구소와 오스템인테리어 자회사를 설립하고, 전문가를 영입해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또 자체 시공팀을 운영하며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원자재 매입 및 인테리어 품목 제작 등 생산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올해는 치과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 시공 매뉴얼을 확립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치과 인테리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싱가포르 등에서 사업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향후 주요 거점마다 인테리어 공장을 세워 치과 전문 가구와 시공 품목을 현지에서 생산·공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술 장비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올림푸스한국은 수술방 통합 시스템인 ‘엔도알파’(ENDOALPH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술방은 각종 의료기기가 설치돼 있어 전선이 얽히고설켜 복잡한 환경을 이루는데, 올림푸스한국은 스마트 터치 패널을 활용해 한 번의 터치로 다양한 수술 장비를 제어하는 첨단 수술 환경을 조성한다. 국내에는 2017년 도입됐으며 서울대병원, 이대서울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5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출시된 독일, 영국, 일본에서는 복잡한 수술이 많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엔도알파는 수술용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조명, 무영등, 수술대 등 여러 장비를 한 자리에서 조정할 수 있어, 의료진의 동선을 줄이고 수술 과정의 효율성을 높인다. 실제로 일본의 한 대학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엔도알파를 쓰면 수술 시간을 평균 4~5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 협진도 가능하다. 벽면이나 무영등에 설치된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해 네트워크로 송출하면, 외부에 있는 의료진이 태블릿 PC를 통해 이를 보며 필요한 조언을 전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점이 크다. 올림푸스한국은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때 자사의 내시경, 3D 복강경 등 다양한 제품을 함께 제공한다. 고가의 수술 장비 특성상 신규 고객사 확보가 쉽지 않지만, 인테리어 서비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판매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또한 다른 기업들과 협업함으로써 다양한 진료과목의 수술에 제품을 활용할 가능성도 커진다. 엔도알파를 도입한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수술방을 새롭게 조성할 때 의료진을 비롯한 직원들이 장비 세팅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엔도알파는 전문가가 장비 배치부터 환경까지 체계적으로 설계해준다”며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안전한 수술 환경을 마련할 수 있어 병원들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홈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세라젬의 경우 ‘웰라이프존’이라는 이름으로 척추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가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컨설팅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웰라이프존은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마스터 V7, 파우제 M4 등 헬스케어 제품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휴게 공간 전체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서비스다. 2022년 시작한 이 사업은 세라젬의 기업 간 거래(B2B) 실적을 2년 만에 2배 이상 증가시키며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특히 웰라이프존은 의료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기업, 공항, 공공기관, 숙박업소 등의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최근에는 체성분, 혈압, 스트레스 지수 등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추가해 이용자들에게 건강관리 솔루션까지 제공하고 있다. 세라젬 관계자는 “B2B 공간 사업은 고객 체험공간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서비스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공기업이나 지자체 등 공공 부문에서도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업과 기관 대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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