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證 '새 리더' 금정호, 홈플 파고 넘어 성장 견인할까

신영證 '새 리더' 금정호, 홈플 파고 넘어 성장 견인할까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및 삼부토건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신즉근영(고객의 신뢰가 곧 번영의 근간, 信則根榮)’ 경영이념 아래 69년 증권업력을 이어온 신영증권이 홈플러스 사태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홈플러스 채권의 상환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해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것. 이제 막 IB총괄 부사장에서 승진한 금정호 사장은 이번 사태로 리더십을 시험받는 동시에, 신영증권의 ‘54년 흑자 신화’를 수성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주관사인 신용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사·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와 ABSTB 발행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사태에 엮이며 어수선한 외부 상황과 달리 사내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하다. 금정호 사장이 취임 직후 이 사안을 정면으로 마주해 리스크 대응에 나서면서 무리 없이 수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고 한다. 

채권 주관도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금 사장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해 “이 자리에 와 있는 것도 몹시 화가 난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았더라면 홈플러스 측에 발행 취소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통 IB전문가인 금 사장이 채권 주관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높을 것이란 기대도 신임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새로 취임한 금 사장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금 사장은 신영증권의 기업금융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1990년 동양종합금융에 입사해 다수 증권사를 거쳐 2006년 신영증권 투자금융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IB본부장에 이어 홀세일본부 IB총괄 부사장으로 IB 업무를 이끌어온 IB 전문가다. 

다만 채권 발행 주관사로써 홈플러스의 재무 상태에 대한 검토가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전인 지난해 12월 신영증권 IB 크레딧마켓(CM) 부서가 홈플러스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전망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총을 샀다. 두 달여 뒤 신용등급 하락,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재무 상황에 대해 제대로 평가한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다. 금 사장이 취임 직전 IB총괄 부사장이었던 만큼 홈플러스 채권 주관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금 사장은 평판 리스크 관리와 함께 호실적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54년 연속 흑자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3월 결산법인으로 6월 정기주주총회가 열려 사업보고서는 6월에 나온다. 신영증권은 2024회계연도 별도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231억원, 순이익이 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2% 상승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리테일·IB 부문에서 성과를 거두며 실적이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신영증권 역시 호실적이 전망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60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이 6조98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조3063억원(23.0%) 증가했다.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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