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차기 구축함 3월 결정…HD현대·한화오션 ‘원팀’ 전략 나서나

KDDX 차기 구축함 3월 결정…HD현대·한화오션 ‘원팀’ 전략 나서나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가상 시운전 모습. 한화오션 제공

미국 공화당이 미국 군함을 동맹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함에 따라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에서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국내외 함정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해외 함정 수출 ‘원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대표는 “미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리 기술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많다. 협력 관계를 잘 이뤄서 준비를 차근차근 해가야 한다. 원팀, 팀십 코리아가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사장)도 “업체들이 서로 양보하며 고집피우지 않으면서 원팀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서로의 이익을 양보하는 게 굉장히 어렵지만 잘 극복해서, 시장을 잃어버리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DDX는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는 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KDDX는 소나와 레이더 등 핵심 장비까지 모두 국산화된 첫 구축함으로, 국내외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트랙 레코드를 쌓는 데 필수적이다.

KDDX 사업자 선정은 지난해 말 결정될 예정이었지만 군사기밀 불법 탈취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지난 2023년말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공정성 이슈가 불거졌다. 이에 대한 갑론을박 끝에 2025년 2월3일에 이르러서야 산업통상자원부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2개 회사를 모두 KDDX 건조 능력을 갖춘 방산업체로 지정했다. 3월 방사청이 방추위를 개최하고, 최종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사청은 현재까지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개발 등 3대 방식의 순위를 확정하지 않았다. 수의계약은 HD현대중공업에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넘기는 방식, 경쟁입찰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기술과 가격을 놓고 정면승부를 겨루는 방식이다. 

현재 본설계를 담당한 HD현대중공업은 관례대로 선도함의 수의계약을 자사가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과거 군사기밀 유출 혐의를 거론하며 경쟁입찰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조선업이 규모 80조원에 이르는 캐나다·폴란드·필리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원팀’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노후 함정에 대한 현대화 바람이 맞물려 글로벌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가 외국 업체에 자국 군함 건조를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열렸다. 수출형 함형 개발 공통 투자, 국내 기술 결집 통한 개발기간 단축, 분할 건조를 통해 글로벌 함정 수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해양방산 수주전에서 각각 수상함과 잠수함으로 나눠 수출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두 업체들의 공동개발을 통해 이지스함을 개발해 실전에 배치함으로써, 우리나라 해외 함정 수출 상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프랑스 나발그룹과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는 지난 2005년 FREMM 다목적 호위함 사업 공동 개발을 시작해 2012년 첫 함정을 진수한 바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각각 8000씩 도입한 이 함정은 이후 미국, 이집트, 인도네시아, 모로코 등에 걸쳐 총 ‘31척 수출’이라는 실적을 거뒀다. 

영국 해군 사상 최대 함정인 ‘퀸 엘리자베스호’는 당시 여러 업체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BAE시스템즈, 탈레스그룹, 밥콕인터내셔널 등 5개 기업과의 연합 컨소시엄(ACA, Aircraft Carrier Alliance)을 구성해 2척의 항공모함을 지난 2017년과 2019년에 성공적으로 취역시켰다. 여러 업체들의 분쟁을 해결하고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건조한 대표적인 사례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방식대로 KDDX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구태를 탈피해야 할 때“라며 ”국내외 다양한 협력 사례를 교훈으로 삼고 공동개발을 통해 명품 국산 이지스함을 건조함으로써, 글로벌 함정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국부를 창출해야 할 필요가 큰 시기“라고 강조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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