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잡으러 다닐거 같다’는 홍장원 말 들었다”…국정원장, 경찰에 진술

“‘한동훈‧이재명 잡으러 다닐거 같다’는 홍장원 말 들었다”…국정원장, 경찰에 진술

조태용 국정원장 후보자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태용 국정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한동훈·이재명을 잡으러 다닐거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지난달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KBS보도에 따르면 조 원장은 경찰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한 시간 뒤인 12월 3일 “오후 11시 30분쯤 국정원에서 국정원 1, 2, 3차장과 기조실장 등 5명과 정무직 회의를 열었다”고 진술했다.

이 회의에서 조 원장이 참석자들에게 ‘국정원이 계엄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잘문하자 “국정원 기조실장은 ‘관련 법령, 매뉴얼을 찾아봐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2차장은 “‘계엄이 선포되면 수사본부가 계엄사에 차려질텐데 국정원이 지원하도록 되어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고 조 원장은 경찰에 진술했다.

이후 조 원장은 아침 회의 때 비상계엄 관련 국정원 업무를 논의하기로 하고, 공관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홍 전 차장이 체포 관련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원장님 사실은 제가 대통령님 전화를 받았다. 계엄 관련해서 방첩사를 잘 지원하라고 했다’고 말했고, (자신은) 앞서 2차장이 방첩사에서 수사본부를 차리면 국정원이 지원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아마 한동훈·이재명을 잡으러 다닐거 같습니다’라고 말했고, (자신은) ‘아까 정무직 회의 때 의논한대로 하고, 추사 사항이 있으면 내일 얘기하자’며 대화를 마무리하고 공관으로 향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홍 전 차장이 조 원장에게 ‘한동훈·이재명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두고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렸다.

홍 전 차장은 앞서 경찰에 “대통령께서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했고, ‘방첩사가 한동훈, 이재명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라고 말하자 조 원장이 ‘내일 이야기 하자’고 했고, 이에 재차 ‘최소한의 업무지침과 방향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더 이상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의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의 방첩사 지원 지시, 조 원장에 대한 반응 확인, 추가 지침 요구, 이재명·한동훈 체포를 끊어서 이야기해서 관련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 원장은 경찰에서 “(홍 전 차장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얘기 이후 한참 뒤에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닐 거 같다’는 시중에 떠도는 말을 하는 듯이 말해 마치 자신이 1차장이라 알고 있는 정보를 과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뜬구름 잡는 말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검찰과 사건을 이첩·송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은 체포조 명단 진위 여부 및 부화수행 업무 등 남아있는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에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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