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적격비용 제도를 없애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성대학교 김상봉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주최한 ‘카드사의 적격비용 제도와 문제점, 그리고 향후 과제’ 컨퍼런스에서 “적격비용 제도가 카드사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 비율 등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하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연간 1200조원 가까운 민간 소비 지출 중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1000조에 달한다”면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합하면 지난해 기준 77.6%”라고 말했다. 이어 “간편 결제 시장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 연간 약 320조원 정도가 간편 결제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수료율 규제는 서로 달랐다. 김 교수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14차례 인하됐다”면서 “더 낮은 수수료율(0.5%)을 적용하는 우대 가맹점 기준도 매출 2억원 미만에서 3억원 미만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 수수료율을 내려주며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소 2조원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간편결제는 “매출 3억원 미만 수수료가 1% 넘는 경우도 있고, 매출 10억원에서 30억원 수수료율도 대부분 카드보다 높다”고 했다.
김 교수는 여러 그래프를 제시하고 “2018년 적격비용 제도 도입 이후 가맹점 수수료 수입이 뚝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카드사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고 당기 순손익도 전체적으로 우하향했다.
장기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가맹 수수료가 낮아져 카드사가 카드론으로 수익을 내는 상황이 단기적으로는 괜찮다”면서 “두 분기가 지나고 나면 리스크가 점점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 교수는 카드와 간편결제 수수료 차이에 대해 “양쪽 다 규제를 하거나 양쪽 다 규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다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윤선중 교수는 우대 가맹점 수수료율 비중을 조정하고 가맹점 수수료에 변동 비용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카드 결제 비중이 지속 상승하고 금리가 지속 하락했다”면서 “저금리와 카드 결제 확대가 그동안 감췄던 왜곡된 시장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내면 가맹점이 무조건 받아야 하는 의무 수납제를 예로 들었다.
윤 교수는 의무 수납제로 “가맹점 입장에서는 카드와 현금 사이 가격 차별을 할 수 없다”면서 “가맹점 협상력이 왜곡된다”고 주장했다. 신용카드 시장에서 가맹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의무수납제와 가격 차별 금지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다만 단기에 하긴 어려우므로 우선 적격비용 체계의 우대 수수료(0.5%) 적용 가맹점 비율을 현재 96%에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이외에도 적격비용을 여전채 발행 금리와 연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전채 발행 금리는 카드사 자금 조달 비용을 결정한다. 카드사는 여신 전문 회사로 예금 등 수신을 받을 수 없어 여전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카드사는 타업권에 비해 금융위기에 취약하다”며 “분기별 또는 반년 단위로 여전체 발행금리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를 변동 금리 형식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