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 감사원 지적 때문…비축물량 사후 결정 선회” [2024 국감]

“배추값 폭등, 감사원 지적 때문…비축물량 사후 결정 선회” [2024 국감]

쿠키뉴스 자료사진

감사원의 지적으로 정부의 비축 기능이 위축되면서 수급조절이 필요할 때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7~9월)에 대한 정부비축 물량은 전년 (2279 톤) 대비 51.5% 줄어든 1105톤으로 조사됐다.

여름배추 비축 물량은 지난 2020년 3158톤에서 2021년 8492톤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2022년 3021톤, 2023년 2279톤, 올해 1105톤으로 지속 감소했다.

정부는 계절적 수급과 가격의 변동이 커 가격 안정이 요구되는 농산물을 수매·수입해 가격 상승기에 방출하는 정부비축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정기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산물의 실제 작황을 고려하지 않고, 수매·수입을 운영해 3년간 273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년 발생하는 수매비축 농산물의 폐기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부비축사업을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산물 수확이 시작된 이후 작황 모니터링 가격에 따라 수급조절이 필요할 때 수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사업시행지침과 사업집행계획을 변경하는 등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농산물 비축 물량 결정이 소극적이고 사후적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배추 수입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의 지적 이후 올해 정부가 여름 배추 비축물량을 평년 대비 절반으로 축소하면서, 배추가격 폭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중국산 배추를 2년 만에 긴급 수입했다는 것이다.

앞서 배추는 지난 7~9월 극심한 가뭄과 이례적인 고온으로 인해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지난달부터 출하가 시작된 고랭지 배추의 경우 재배면적까지 감소하며 배추 한 포기가 1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정부비축사업으로 비축된 배추 물량은 7월 1105 톤, 8월 0톤, 9월 0톤에 그쳐 시장에 풀 물량도 부족해졌고, 정부는 지난달 중국산 배추 1100 톤을 긴급 수입했다. 정부가 배추를 수입한 건 2010년 (162톤), 2011년 1811톤, 2012년 659톤, 2022년 1507톤에 이어 네 번째다.

윤준병 의원은 “감사원의 근시안적인 감사가 올 여름 배추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중국산 배추를 2년 만에 수입하는 상황까지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여름 배추의 가격 폭등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감사로 인한 비축물량 확보 실패에서 발생했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보호받을 수 있도록 농산물의 정부비축사업의 운영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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