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600여명…정부도 지자체도 딥페이크 대책 마련 분주

피해자 600여명…정부도 지자체도 딥페이크 대책 마련 분주

쿠키뉴스 자료사진

# “아빠. 큰일 났어. 내 개인정보가 담긴 이미지가 텔레그램에 공유되고 있어” 지난달 25일 A씨가 딸에게 들은 말이다. A씨는 “고소장을 접수해 본 적도 없다. 학교와 소통하는 과정이 어른인 제가 하는 데도 하루가 꼬박 걸렸다”며 “수치심 때문에 알리지 않는 아이들도 많다고 하더라”며 우려했다.


딥페이크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를 당한 학생과 교직원이 6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딥페이크 가해자와 피해자 상당수는 10대 청소년이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정부와 교육계‧사법에 이어 지자체까지 딥페이크 범죄 대응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오석환 교육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학교 딥페이크 대응 긴급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전담조직은 학생 대상 딥페이크 피해 현황 파악, 범죄 발생 시 즉시 신고,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심리상담 및 정신건강 진료비 지원 등 업무를 한다.

교육도 강화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미디어교육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전국 초·중·고 100개 교에서 운영 중인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에 딥페이크 범죄 예방 내용을 이달부터 포함한다고 밝혔다. 관련 교육은 딥페이크 기술의 이해, 딥페이크 범죄 유형 및 대응 방법, 인공지능(AI)의 윤리적 활용 등 2시간으로 구성된다.

경찰청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도박·마약 등 중독성 범죄와 딥페이크 제작 등 성범죄를 중심으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특별예방교육을 진행한다. 교육부와 협업해 학생·학부모 대상 홍보도 강화한다. 학교폭력 예방 등 활동을 하는 푸른나무재단은 경찰 신고절차 지원, 삭제 지원, 무료 심리 상담, 법률 상담 등 활동을 하기로 했다.

‘아동·청소년 딥페이크 공동 대응 업무협약식’. 사진=이예솔 기자

지자체도 딥페이크 문제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찰·검찰·서울시교육청은 10일 ‘아동·청소년 딥페이크 공동 대응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4자 간 핫라인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이들 기관은 즉각적인 삭제 및 피해지원, 공동 교안 개발 및 예방 교육·캠페인 운영 등을 논의했다. 학교에서 범죄‧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서울시로 신속 연계한다. 이후 피해 사진과 영상물 삭제를 신속 지원한다. 시와 시교육청은 ‘스톱! 딥페이크’ 캠페인을 추진한다. 각 학교 홈페이지 등에 안심 신고 채널을 설치하는 방법도 검토한다.

앞서 시는 지난달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핫라인을 구축해 24시간 삭제 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딥페이크 SOS 전담 상담창구’를 개설했다. 시에 따르면 신설한 이후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를 통한 피해 상담·접수가 278건 이뤄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심각한 것은 가해자 96%가 놀이나 장난으로 여기며 심각성을 인지 못 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서울시와 검찰‧경찰이 협력해 수사 및 가해자 검거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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