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 최저 대한민국…“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다”

출생률 최저 대한민국…“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를 보인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에 마련된 하하호호 올림픽 반려견 물놀이장을 찾은 반려견들과 견주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생을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유모차보다 반려견을 태우는 ‘개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현상을 외신이 주목하고 있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은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으나, 반려동물 수는 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유아용 유모차보다 반려동물용 유모차가 더 많이 팔렸다고 보도했다.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펫프렌즈에 따르면, 개 유모차 판매량이 2019년 대비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아기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해 등록된 반려견 수는 2018년 대비 두배 이상으로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이런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급 반려동물 유모차 브랜드로 알려진 ‘에이버기’의 프리미엄 유모차 모델의 가격은 1100달러(약150만원)에 달한다. 해당 업체는 한국에서 유아용 유모차도 선보였지만, 몇 년 전부터 한국 사업부는 반려견 유모차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최근 한국의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20~49살 한국 여성 2명 가운데 1명은 자녀를 가질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며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친화적인 장소가 넘쳐나는 가운데 레스토랑과 카페는 ‘노키즈존’을 선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WSJ와의 인터뷰에서 반려견 살구를 위해 카시트로도 쓸 수 있는 개 유모차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는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김모씨는 “아이가 있다면 지금처럼 살구를 돌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제2차 청년 ‘경청’ 콘서트에서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하고 결혼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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