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쩌리 정몽규 나가”·“피노키홍”…야유 받을만한 문제의 두 인물

“현대 쩌리 정몽규 나가”·“피노키홍”…야유 받을만한 문제의 두 인물

5일 10년 만의 복귀전을 가진 홍명보 감독. 사진=유희태 기자

공정하지 못한 과정 속 감독을 뽑은 단체와 그 감독이 받을 수 있는 건 지지가 아니라 야유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2014년 7월 브라질 월드컵 실패로 경질됐던 홍 감독의 10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이었다. 홍 감독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투명한 행정, 부족한 전술 등 수많은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일단 첫 경기를 치렀다. 

홍 감독의 선임은 과정에서부터 큰 논란을 빚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후 대한축구협회(KFA)는 외국인 감독을 우선으로 두고 사령탑을 물색했다. 하지만 결국 홍 감독을 선택했다. 홍 감독은 시즌 도중 K리그 울산 HD 감독직을 사임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 감독 선임 전권을 받은 이임생 KFA 이사는 홍명보와 면접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히려 그는 홍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아 달라 읍소했다. 홍 감독은 전술 역량, 팀 매니지먼트 등 검증도 없이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박지성, 박주호, 이영표 등 축구계 많은 반발에도 홍명보호는 결국 출항했다.

홍 감독의 첫 경기. 팬들은 절차 정당성이 결여된 채 부임한 홍 감독에게 비판을 쏟아냈다. 경기 직전 홍 감독이 소개되자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손흥민이 소개될 때 나온 환호와 정반대였다. 팬들은 짧게라도 홍 감독의 모습이 보이면 지체하지 않고 야유를 퍼부었다. ‘붉은악마’ 응원석에는 ‘피노키홍’이라는 걸개가 걸리기도 했다. 

KFA 역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날 응원 중 팬들이 가장 호흡을 잘 맞춘 순간은 “정몽규 나가”를 외칠 때다. 한국 응원석 일부에서 이를 외치면 반대에 있는 팬들까지 곧바로 비판 행렬에 참여했다. ‘현대 쩌리’, ‘일진놀이 몽규, 협회는 삼류’라는 걸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5일 정몽규 KFA 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향해 야유하는 팬들. 사진=김영건 기자 

이날 경기가 열린 상암에서는 대표팀 경기임에도 이례적으로 텅 빈 관중석이 여기저기 보였다. KFA가 레드석을 3만5000원에서 5만원으로 올린 영향에 더해 홍 감독의 행보에 실망한 셈이다. 

경기 전 쿠키뉴스와 만난 20대 남성 팬은 “홍명보 감독이 지지받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그 많은 논란 속에서 팬들이 응원을 보내줄 거라는 생각은 꿈”이라며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거지 홍 감독을 응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감독은 결국 경기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 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공격 때는 창의적으로 할 것이고, 수비 때는 규율적으로 하겠다. 공격 루트 상, 이강인과 손흥민, 좋은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가 있기 때문에 2차 예선에서 좋은 장면이 나왔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졸전 끝에 팔레스타인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6만 관중(5만9579명)이 들어선 홈 경기였기에 충격은 더 했다. 전쟁으로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맞아 경기 내내 고전했다. 후반 막판에는 1대1 기회를 내주며 패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창은 무뎠고, 방패는 녹슬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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