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서울교육감 선거 ‘단일화’ 변수…뭉친 ‘진보’ 안갯속 ‘보수’

판 커진 서울교육감 선거 ‘단일화’ 변수…뭉친 ‘진보’ 안갯속 ‘보수’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 참여 후보들이 서울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후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임지혜 기자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진보, 보수 진영이 단일화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교육계는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의 단일화 여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진보진영, 이달 중순 단일 후보 추대

진보교육감 후보 8명은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를 통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추진위에 등록한 단일화 최종 참여 후보에는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정근식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이 참여했다. 

강신만 후보는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의 혁신교육을 계승할 적임자라면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권한이 한발 더 나아간 혁신 교육 시즌 2를 이뤄내고 교육의 희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용서 후보는 “기본이 무너진 학교 현장을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며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게 만들겠다. 학교 교육이 삶의 기록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근식 후보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 정치사회적 이념 갈등, 교권·학부모 권리 충돌 등 우리 교육 현장을 위협하는 세 가지 도전이 있다”며 “이를 면밀히 살펴보고 검토해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김경범 후보는 9월 수시 원서접수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대학 입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학교 교육의 미래는 없다”며 “학교 교육을 지금보다 더 잘 만들기 위해선 대학 입시와 학교 교육을 동반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김재홍 후보는 “1대 1 맞춤형 교육을 위해 맞춤형 AI 교육 시스템을 창설하겠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교육에 도입해 세계 시민정신을 함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제남 후보는 “교육감은 학교 현장을 잘 알고,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누구보다 학교 교육의 현실, 교육정책의 현실을 많이 알고 있다. 실제 이러한 문제를 누가 해결할 것인지가 이번 교육감 선거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노현 후보는 “혁신 진보 교육을 지키고, 확장하겠다”며 “새로운 사회계약 체결과 교육과정 혁신, 학교 운영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시민은 물론 학생 참여를 제도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계급제적인 교육 요소를 상쇄시킬 공공재적 교육으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안승문 후보는 “서울교육가족과 교육 전문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함께 모아 그들이 더 좋은 교육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고 코디네이팅하는 게 교육감의 리더십”이라며 “조희연 전 교육감이 지향해 온 공존의 교육을 계승해 공감의 교육으로 발전시키고 학교 공동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 자치 교육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이날 캠프별 경선 룰 미팅을 진행, 이르면 6일 경선 룰에 대한 후보 간 합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7일부터 경선을 실시, 이달 중순쯤 단일 후보를 추대할 계획이다. 

바른교육국민연합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에서 보수계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임지혜 기자

보수진영, 단일화 경선 룰 두고 갈등 

보수 교육계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만 보수 교육계는 경선 룰을 두고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모습이다. 단일화 기구마저 쪼개졌다. 보수 진영 시민단체 모임인 ‘바른교육국민연합(바교연)’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으로 나눠지며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교연은 여론조사 100%로 경선을 치르자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선 후보 전문성을 확인하기 위한 검증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이 분열 양상을 지우지 못하면 2년 전 교육감 선거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보수 진영은 앞선 세 차례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 실패, 표가 분산돼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에게 내리 패했다. 지난 2022년 선거 당시 박선영, 조전혁, 조영달 등 보수 후보 3명은 도합 53.2%를 득표했지만, 단일화에 실패해 38.1%를 얻은 조희연 전 교육감이 3선에 성공했다. 

이를 인식했는지 조 전 의원은 단일화에 대한 협조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바교연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보수 우파 애국시민들은 더 이상 서울시교육감을 진보 좌파에 빼앗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다. 그 절박함이 보수 우파 후보들의 마음을 움직여 이번에는 단일화가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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