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타고 여유롭게…온유가 나다워지는 법 [쿠키인터뷰]

‘흐름’ 타고 여유롭게…온유가 나다워지는 법 [쿠키인터뷰]

그룹 샤이니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인 온유. 그리핀엔터테인먼트

가수 온유는 1년여 전 예술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으로 훌쩍 떠났다. 아무 계획도 짜지 않고 혈혈단신으로 향한 나라에서 낭패인 순간이 여럿이었다. 오지 않는 기차를 6시간 동안 기다리기도, 숙소마저 구하지 않아 이국땅 여기저기를 전전하기도 했다. 즉흥적인 결정에서 이어진 자잘한 실패는 오히려 온유를 자유롭게 했다. “의지대로 안 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원하던 다음 행선지를 못 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를 바로잡아 새롭게 도전하면 된다는 걸 배웠죠.” 지난 29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온유가 들려준 이야기다.

건강이상으로 1년간 휴식기를 가지며 온유는 말 그대로 하고 싶은 걸 다 하며 살았다. 그러면서 음악을 향한 자신의 열망을 재확인하자, 복잡했던 마음은 편해졌다. 한때 야윈 모습으로 걱정을 샀던 것과 달리 이날 만난 그는 표정부터 밝았다. 쉬는 기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하던 온유는 공연이라는 답을 찾았다. 일상적인 소재로 노래를 쓰고 무대에서 부르는 제 모습을 상상하며 음반을 준비했다. 팬 콘서트와 야외 페스티벌 무대 등에 빨리 서고 싶어 음악방송 출연도 포기했다고 한다.

“내가 계속 원한 건 공연”이라고 말을 잇던 온유는 “공연을 위해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고 했다. 1년 반 만에 탄생한 미니 3집의 이름은 ‘플로우’. 흐름을 타고 싶은 그의 의지를 반영한 제목이다. “흘러가는 시간에 맞춰 어디에서도 ‘나다움’을 유지하고 싶어요. 그게 저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같거든요. 제 행복이 넘쳐흘러 주위에까지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어요.” 말하는 목소리에 홀가분함이 느껴졌다. 온유에게 ‘나다움’이란 “어떤 상황이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흐름에 자신을 내던지다 보면 어떤 그릇에도 맞는 사람이 되리라 믿는단다.

온유. 그리핀엔터테인먼트

이 같은 마음으로 온유는 신보를 통해 여러 도전에 나선다. 랩에 도전하고, 타이틀곡 ‘매력’ 뮤직비디오에서는 드럼을 마구 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들이다. “어디에도 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녹아든 결과다. 실패할 가능성을 인정하자 두려움을 뛰어넘을 용기가 생겼다. “불안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무엇이든 시행착오는 있잖아요. 그걸 발판 삼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거죠.” 지난 4월, SM엔터테인먼트를 나와 그리핀엔터테인먼트로 적을 옮긴 것도 이런 마음에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내 생각을 더욱더 반영하겠단 의지”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온유는 새 소속사에서 처음 발표한 이번 앨범에 대표 프로듀서로 이름 올렸다.

곡을 넘어 음반 전체를 아우르는 작업은 온유에게 새로운 자극이 됐다. “스스로를 단순히 노래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앨범을 만들다 보니 제 생각과 표현, 상상력을 풀어내는 모든 과정이 중요하더라고요.” 고된 순간도 돌아보면 기쁨이다. 온유는 휴식기를 갖는 동안 자신의 노래에 확신을 가졌다고 힘줘 말했다. 공연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 타이틀곡 ‘매력’은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독특한 가사에 온유 특유의 청량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어우러졌다.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꿈꾸며 만든 곡이다. 온유는 “‘누난 너무 예뻐’를 지금 부를 순 없듯, 시기에 맞춰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표현하고 싶다”면서 “그렇게 이번 앨범 ‘플로우’가 나왔다”며 미소 지었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 그에게 신보는 “흐름에 날 맡기려고 노력한” 흔적이다. 온유는 “어떤 노래를 들어도 발음이 잘 들리면 좋겠다”며 “대중이 ‘노래를 잘 들리게 부르는 가수’로 기억할 수 있도록 잘 흘러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온유. 그리핀엔터테인먼트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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