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단팔산대 ‘무풍(舞風)’ 성황 이뤄

연희단팔산대 ‘무풍(舞風)’ 성황 이뤄

- 女농악단의 화려한 부활, 극찬 속에 공연 마쳐
- 폭염 몰아낸 우리 소리, 춤 한마당

박소슬 단원의 '비손'
여성농악단을 복원 계승한 가무악 단체 연희단 팔산대가 돌아왔다.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8월 23일과 24일, 서울남산국악당과 연희단 팔산대의 공동사업 공연인 ‘무풍’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펼쳐졌다. 

 - 1950년대 전설 ‘여성농악단의 귀환’‘배움
- ‘배움이 아닌 겪음’으로 풀어낸 무대
 연일 신기록을 경신했던 열대야를 우리의 시원한 소리와 신명나는 춤판으로 몰아낸  ‘연희단 팔산대’의 ‘무풍(舞風· 연출 진옥섭 / 연희감독 김운태)’이 24일 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해외 무대에서도 크게 활약했던 여성농악단 ‘연희단팔산대’의 신명나는 춤판인 ‘무풍(舞風· 연출 진옥섭/ 연희감독 김운태)’이 24일 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판굿'의 절정인 공중제비
연희단팔산대 농악의 특징은 호남우도농악을 기본으로 ‘판굿’을 무대화한 것이다. 이들은 판굿을 벌리면서 처음부터 신명을 일으키기 위해 휘모리장단으로 몰아치지 않는다. 여유롭게 민요 가락부터 시작한다. 장단이 서서히 빨라지면서 흥을 돋우고 빠른 듯 느린 듯 가(歌)·무(舞)의 완급 조절이 이어지는 사이 공연은 어느새 절정에 다다른다. 

23, 24일 양일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진 ‘바람분다! 춤추러가자!’ 공연은 연희단팔산대와 서울남산국악당 공동주최로 열렸다. 소리와 춤과 연주가 어우러진 공연은 매회 300석의 자리가 매진되는 등 무더운 늦여름 밤, 남산골 음악당은 신바람, 춤바람으로 열기가 가득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2024 공연유통협력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춤은 의상치레가 근육치레” 기치아래 혹독한 시간을 거친 단원들의 통과 의례로 시작되었다. 
국내 최초 여성걸그룹인 ‘연희단 팔산대’는 2012년 여수엑스포 전통마당에서 첫 선을 보이며 열풍을 일으켰고 영국, 스페인, 터키,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무대의 극찬과 함께 여성농악의 부활을 알린 바 있다.

연희감독 김운태가 선보인 ‘채상소고춤’, 호남여성농악단의 김정숙이 최고의 징놀이를 춤의 위치로 격상시킨 명무 ‘징춤’, 팔산대가 지향하는 무법과 보법을 기반으로 단원 개개인의 이름을 걸고 펼치는‘팔산무악’ 장보미의 ‘만고강산’, 배지현의 ‘부포춤’, 서자영의 ‘산조야곡’, 박보슬의 ‘비손’, 윤미정의 ‘장구춤’, 이희원의 ‘채상소고춤’ 등 한국전통예술의 진수를 담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연희감독 김운태가 선보인 ‘채상소고춤'
연희감독 김운태는 한 시절 전국을 들썩였던 여성예인단체 '호남여성농악단'을 운영했던 김칠선 단장의 아들로 유랑의 채취가 남은 몇 안 되는 노름마치 춤꾼이자 전통공연 연출가이다. 

연희단 팔산대 김운태 단장은 “12년간의 씨앗이 오늘의 바람으로서 열매를 맺었다. 세대교체가 잘 이루어진 것 같아 흡족하다”면서 “잘 성장해준 제자들에게 감사하고, 이번 공연을 위해 폭염 속에서도 밤낮 없이 힘써주신 스텝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희원의 '채상소고춤'
<무풍>은 여성농악단을 복원 계승한 연희단 팔산대의 대표 공연으로, 지난 2014년 국립극장 초연 5회 전석 매진 및 2015년 국립극장 앵콜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일산에서 온 함석영(35) 씨는 “눈빛 하나, 소리 한 음, 발놀림 한 번에 가슴이 뛰었다. 추임새를 조용하게나마 따라 해보고, 처음 보는 춤사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면서 “기가 막힌 진행에 깔깔 배꼽을 잡고 무대를 장악하는 개인놀이와 열댓 명이 한 몸 되어 무대를 날아다니는 판굿에 흥겨워 손뼉 치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며 흥겨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또 “점차 사라지는 것들이 많아지는 요즘 세상에 더없이 귀한 공연이었다. 지친 일상을 떨쳐버리고 마음의 보따리를 가득 채워준 오늘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이들의 무대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Our band)의 만남'
'1950년대 전성기 여성농악단 팔산대가 ‘무풍’ 무대를 선보였다. 23일과 24일 저녁, 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1950년대와 6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여성농악단이 ‘무풍’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꽹과리와 소리로 농악을 지휘하는 상쇠 장보미(40) 씨는 “연희단팔산대는 기본은 고수하면서 전통 농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선보이려 노력한다”면서 “단순히 전통이니까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 보다는 농악이 좀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근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울남산국악당 측은 ‘앞으로도 다양한 전통예술 단체들과의 공동사업을 통해 관객들에게 수준 높은 공연들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숙의 '징춤'

'팔산북춤'
대한민국의 마지막 여성농악대인 팔산대가 주최한 이번 공연은 옛 여성농악단의 연희를 복원한 무대로 호남우도 농악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서자영의 '산조야곡'

연희단팔산대 장보미(사진)상쇠는 “농악이 세계적인 군무가 되고 우리 음악을 깊은 애정을 가지고 지금까지 지켜오려고 노력했다”면서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예술을 빚어내고 예술로 함께 먹고 살 수 있는 꿈을 여전히 꾸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여성농악대인 팔산대 주최로 옛 여성농악단의 연희를 복원한 공연이다. 호남우도 농악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레퍼토리를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희원의 '채상소고춤'

박보슬의 '비손'

'팔산북춤'
연희단 팔산대는 김정숙(70·징춤) 단원으로부터 우하율(8·끝벅구) 까지 25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희단팔산대의 막내 우하율(8·끝벅구)

'판굿'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격인 상쇠는 직접 꽹과리를 연주하며 농악대를 이끈다. 농악대는 상쇠가 이끄는 대로 대형이 안으로 휘몰아쳐 감아가다 반대로 풀어나가 퍼지기를 반복하며 흥을 돋운다.

'장보미의 만고강산'
대전에서 온 문희순(61) 씨는 “연희단 팔산대의 공연을 그동안 적지 않게 보았다. 이번 두 차례의 공연 역시 변함없이 한 길을 걸어온 팀원들의 열정과 노고를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면서 “특히 마지막 무대에서 국악과 서양악기가 함께 선 무대는 객석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사진=최서준)

연희단팔산대의 신명나는 공연에 관람객들도 모두 일어나 어깨춤을 들썩이고 박수를 치며 출연자와 하나되는 시간을 가졌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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