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썼다…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고교야구 대회 고시엔 우승

기적 썼다…한국계 교토국제고, 일본 고교야구 대회 고시엔 우승

23일 고시엔 우승 후 기뻐하는 교토국제고 학생. 연합뉴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이라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고시엔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를 연장 접전 끝에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교토국제고는 고시엔 야구장 건설 100주년에 우승 영광을 안았다. 교토부 대표로는 6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양 팀은 경기 내내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교토국제고는 5회초 2사 1,3루에 기회를 날렸다. 이어 6회초에는 1사 2,3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무위에 그쳤다. 간토아이이치고도 6회말과 7회말 모두 2사 2루 득점권을 해결하지 못했다. 

연장 승부치기로 향한 경기, 교토국제고가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무사 1,2루에서 안타와 볼넷, 희생플라이를 묶어 2득점을 올렸다. 교토국제고는 10회말 무사 1,2루를 1실점으로 봉쇄하며 2-1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며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대단한 선수들에게 감탄했다. 선수단이 강한 마음을 갖고 공격한 결과”고 했다.

고시엔 대회는 일본 최고 고교야구 대회로, 본선 진출이 어려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올해는 일본 전역 3715개 학교(3441개 팀)가 참가해 49개 학교가 본선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야구부를 창단했다. 역사가 짧고, 선수 규모가 작아 우승 가능성이 희박했다. 2021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22년에는 1차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에는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교토국제고는 이를 뚫고 기적을 썼다. 1차전 7-3 승리에 이어 2차전부터 8강까지 4-0으로 4연승을 달렸다. 준결승에도 0-2로 뒤진 상황에서 3득점을 올려 역전승을 거뒀고, 이날도 연장 접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교토국제고의 전신은 재일교포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은 뒤,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가 됐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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