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체육계 ‘저출생 쇼크’…정부 대책 및 지원 방안은? [저출생, 텅 빈 운동장③]

이미 시작된 체육계 ‘저출생 쇼크’…정부 대책 및 지원 방안은? [저출생, 텅 빈 운동장③]

체육 개념 바꿔야…“체육은 교육 과정 중 하나”
35년만 체육 교과목 분리, 접근성 높이기 위한 방안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선순환돼야”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

저출생으로 스포츠 선수가 부족해지고 있다. 프로 신인드래프트를 앞둔 고등학교 엘리트 선수들도 뛸 사람이 없어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구기 종목을 중심으로 한국 스포츠 국제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는 중이다.

체육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체육을 단지 예체능이라 한정하면 안 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장에서는 ‘국영수’처럼 체육도 하나의 교육 과정이라 여기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쿠키뉴스는 지난달 21일 한국 체육 정책을 기획하는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체육계 저출생 대응에 대해 살펴봤다.

이 국장은 “예전에 체육을 한다고 하면, 운동만 하는 아이라 생각했다. 일반 학생들은 체육을 스트레스 푸는 목적으로 대했다”면서 “그때와 다르게, 현재 체육은 소중한 교육의 과정이다. 일본과 프랑스, 영국은 학생들에게 많은 체육활동을 시킨다. 체육을 통해 희생과 헌신, 봉사와 같은 정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체육을 접한 아이들이 꼭 엘리트 운동 선수가 되라는 말이 아니다. 나중에 사회의 건강한 리더가 될 수 있지 않나. 문체부의 목표 중 하나는 학생 체육을 지원하는 것”이라 했다.

이런 방향성의 하나로, 문체부는 지난 4월 교육부와 협의해 초등 1~2학년 음악·미술·체육 통합교과목인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하는 절차를 밟았다. 성장기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함과 동시에 운동 습관 형성의 골든 타임인 초등 저학년 시기 체육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체육이 별도 교과가 되는 것은 1989년 5차 교육과정 이후 35년 만이다. 이 국장은 “교과 분리도 체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 설명했다.

문체부는 유소년 체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부와 연계해 늘봄학교 정책을 시행 중이다. 늘봄학교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학생 성장·발달을 위해 제공하는 정규 외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2026년부터는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 운영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력해 ‘찾아가는 티볼교실’을 실시하기도 했다.

늘봄학교 일일 강사로 나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 국장은 “과거 출산율이 높던 시절, 2~3명 중 1명은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합계출산율이 평균 1명도 채 안 된다. 실질적인 양육 비용을 경감해야 체육으로 시선을 넓힐 수 있다”며 “교육부 지원을 받아 늘봄교육을 하고 있다. 문체부의 저출생 대응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학생들에게 체육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프로야구 지방 구단 스카우터는 “학교 사정 때문에 선수들이 운동을 제대로 못 한다. 라이트가 없어서 간단한 연습만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기본기가 저조한 선수들이 많은 것”이라 지적했다.

문체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엘리트 선수들을 위한 ‘체육영재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 국장은 “저출생으로 선수 풀 자체가 줄면서 운동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 됐다. 체육 영재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고자 ‘영재중고’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포츠과학원에 연구 용역을 해놨다. 결과에 맞춰서 종목, 규모, 지역 등을 정할 예정”이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이 예시다. 학생 1명에 교수 1명을 붙이는 것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문체부 산하 학교를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운동부가 해체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운동부 창단 지원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운동부 신규 창단을 하는 학교에 3년간 최대 9000만원을 지원하는 중이다. 학생 선수 육성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이 국장은 “운동부 창단 지원에 더해 전국 27개 체육중고에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국장은 저출생 시대에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 연계성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두 분야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엘리트 체육은 올림픽과 같은 세계 무대에서 성과를 내면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 배경에서 생활체육이 체육 저변을 넓히는 것이다. 스포츠 클럽에서 재능을 보여 선수로 유입되는 것이 선순환”이라 강조했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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