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안방 들어온 중국게임, 메기 될까 [C의 역습①]

‘K게임’ 안방 들어온 중국게임, 메기 될까 [C의 역습①]

중국게임, 월간 매출 10위권 안 포진
캐주얼 게임 강세…부담 적은 과금
“국내 게임 경쟁력 악영향 우려”

모바일 게임을 하는 모습. 픽사베이

앱 마켓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게임판 ‘한·중 대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M’과 중국 게임사 퍼스트펀 ‘라스트 워: 서바이벌(라스트 워)’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즉 중국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하면 거리감을 두던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서 중국 게임이 흥행하는 건 일상이 됐다. 모바일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7월 통합 매출 순위를 보면 1위 리니지M, 2위 라스트 워다. 6월에는 라스트 워, 리니지M 순이었다. 매출 10위 권 내에 중국 게임인 라스트 워,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버섯커 키우기(버섯커)’가 꾸준히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절반이 외산 게임이다. 1위는 라스트 워로, 지금까지 올린 매출 6억 달러의 26%가 한국에서 발생한 걸로 분석된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비중이다. 버섯커도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상반기 전체 매출 3위,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버섯커 전체 매출 중 한국 시장 비중이 34%로 가장 크다.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게임이 중국서 가파르게 성장한 게 배경으로 꼽힌다. 전략 게임, 역할수행게임(RPG), 캐주얼 게임 등이다. 중국 미니프로그램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50억 위안(약 9375억원)에서 2023년 330억 위안(약 6조1875억원)으로 연간 300% 성장을 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캐주얼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23에 마련된 ‘명조: 워더링 웨이브’ 부스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쿠로게임즈

게임 해외 수출 분야도 캐주얼 게임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하이퍼 캐주얼 게임과 카지노 게임이 중국 모바일 게임 수출량의 53%를 차지한다. 지난 1분기 중국 게임 iOS 해외 수출 상위 10위 중 6개가 캐주얼 게임이기도 하다.

앞서 호요버스 ‘원신’, 쿠로 게임즈 ‘명조: 워더링 웨이브’ 등이 흥행하면서 중국 게임에 대한 거부감이 희석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원신은 국내서 지난해 기준 이용 시간이 가장 많았던 모바일 게임이다. 명조 역시 다운로드 당 매출(RPD)이 한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명조 흥행에 “한국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중국 게임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며 “원신 등 서브컬처 게임이 흥행하고 전체적으로 품질도 좋아지다 보니 이런 흐름을 타고 강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모델(BM)이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도 흥행 이유로 꼽힌다. 버섯커는 유료 아이템이 1000원 단위부터 시작한다. 라스트 워도 마찬가지다. 저렴한 과금 체계를 구성해 결제 부담을 낮췄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은 문제다. 지난 7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확률형아이템 표기의무 위반 적발 내역’ 자료 따르면 위반 행위를 한 해외 게임사 중 절반 가량이 중국 게임사였다.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진척이 더디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들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으나, 해외 게임에는 적용이 쉽지 않다”며 “역차별 문제가 자연스레 대두된다. 우리나라 게임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 전체에 규제를 강화하면, 오히려 국내 게임 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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