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격연맹, ‘먹튀 논란’ 신명주 회장 고발 검토

[단독] 사격연맹, ‘먹튀 논란’ 신명주 회장 고발 검토

회장 취임 후 지원 없이 협회 예산 ‘탕진’
2주간 프랑스 ‘황제 여행’ 후 광속 사임
진종오 의원 “연맹 돈 먼저 사용 이해 안 돼…사실상 먹튀”

지난 7월2일 제31대 대한사격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신명주 회장이 불과 한 달여 만에 돌연 사퇴했다.

신명주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파리 올림픽 ‘역대급’ 성과에도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후폭풍이 거세다. 사격연맹 주요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신 회장에 대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8일 쿠키뉴스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취임한 신명주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황제 의전’을 받으며 사격연맹 비용을 탕진하고 후원금은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 회장사에서 연맹에 3억원 이상 후원하는 것이 관례인데, 신 회장은 비용을 보조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번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연맹 돈 1억3000만원을 약 2주 만에 소진했다. 물론 이 금액이 신 회장만을 위해 쓰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올림픽 기간 동안 프랑스에서 이용한 차량임차비에만 3365만원이 사용되는 등 상당 금액이 신 회장과 관련돼있다. 이는 의전 차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도 업계 평균 비용 대비 크게 비싼 금액이다.

신 회장이 연맹 비용을 흥청망청 사용하다 갑작스러운 사임 통보를 하자, 사격연맹은 당장 선수단에 지급해야 하는 포상금부터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지난해 사격연맹 경영공시를 살펴보면, 올해 예산에서 포상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비비는 1억원이다.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메달이 쏟아지면서 현재 집계된 포상금만 약 3억1500만원 규모다. 신 회장이 별도의 후원 없이 취임 한 달 만에 ‘광속 사임’ 하게 된다면 모든 부담을 사격연맹이 져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 용인 소재 ‘명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신 회장은 지난해 5월부터 임금을 체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표면적으로는 “사격과 병원은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병원이 운영난에 시달리게 되면서 사격연맹에 후원을 하기 어려워지자 서둘러 발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파리 올림픽 기간 동안 ‘프랑스 황제 여행’ 후 사실상 아무 기여 없이 사퇴하는 신 회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올림픽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보유하고 있는 ‘사격 황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회장을 너무 급하게 알아본 사격연맹에도 문제가 있고, 주먹구구식으로 회장 취임을 진행한 점이 안타깝다”면서 “회장에 취임했으면 당연히 연맹에 어느 정도 지원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이 오히려 연맹 돈을 먼저 가져다 쓴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사실상 먹튀”라고 질타했다. 

한편 대한민국 사격대표팀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등 도합 6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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