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빌려주는 건설사? 다단계 하도급으로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 [이슈 인사이드]

이름만 빌려주는 건설사? 다단계 하도급으로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 [이슈 인사이드]

이름만 빌려주는 건설사? 다단계 하도급으로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 [이슈 인사이드]

대구 한 신축 아파트 누수 사고 현장. 입주민들은 안전 문제로 준공 승인을 반대했지만, 지난 4월 말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심각한 누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대구 지자체 담당자 : 아파트다 보니까 사용(승인)검사 할 때 저희가 다 확인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감리하시는 분이 체크하시고 계속 감리하시는 분이 상주하세요.

조유정 기자 : 지자체에서 아무래도 감리에서 적합이라고 하게 되면 그걸 믿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네요.

대구 지자체 담당자 : 네 감리가 그렇게 하라고 있는 게 감리거든요.

부실시공으로 인한 다른 피해 사고. 2023년 4월 G사가 시공한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민동환 변호사 (법무법인 윤강) : 하도급업체가 잘 시공했으면 아무 문제 없었고, 누락한 걸 건설사가 발견했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이고. 건설사가 누락한 걸 감리가 체크했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것 아닙니까

2015년 법원에서는 준도면을 기준으로 하자를 판단하는 판결을 냈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입주자에게 새로운 피해가 생겼습니다.

민동환 변호사 (법무법인 윤강) : 우리나라 건설사 특히 메이저 건설사들이 굉장히 잘못된 최근의 추세가 있는데 건설사들이 준공 도면을 기준으로 하자 판정이 되다 보니까 준공 도면을 수정합니다. 준공하기 직전에 세부 항목을 다 지워요. 10년 전에 준공 도면하고 지금 준공 도면을 비교해 보면 방수재료를 뭐로 썼는지, 방수 두께가 몇mm로 해야 하는지 이런 게 다 빠져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품질을 높여서 하자 소송을 막거나 아니면 하자 소송 가더라도 금액을 줄이는 노력을 하는 게 맞는데 오히려 메이저 회사가 막대한 기술력이나 자본력을 바탕으로 준공 도면에서 지우면 하자로 인정을 못 받겠네 이런 판단을 하게 되는 거죠. 최근에 굉장히 큰 문제예요.

대형 건설사를 믿고 남양주의 한 건물을 분양받은 이영수씨. 그는 분양받은 건물에서 큰 손해로 인해 시공사와 시행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영수씨(가명) 현대테라타워DIMC 수분양자 : 도면을 뗐더니 가로가 원래 6m 세로가 12.9m여야 돼요. 도면상. 근데 익스팬션 조인트가 설치된 구간이 0.9m가 나와요. 근데 0.9m x 12.9m 하니까 약 3.5평 정도 손실이 있어요. 턱이 있다 보니까 여기 냉장고나 다른 걸 설치를 못 해요. 실평수 한 24평이거든요. 평당 한 1000만원 정도라고만 치더라도 4평 정도만 해도 5000만원이 넘는 돈이거든요. 근데 (익스팬션 조인트) 설명이 없는 거예요. 저런 기둥이 있으면 어마어마한 손실이잖아요. 똑같은 돈을 냈는데 이건 정말 H 건설사에서 호실에다가 (익스팬션 조인트) 이걸 집어넣어 놓고 어떤 분이 그러는데 비가 샐 수도 있대요. 익스팬션 조인트가 원래는 호실 자체에 들어오는 케이스가 없대요.

근데 H 건설사에서 이 짓을 한 거예요. 그러고 핑계는 A 건설사에서 나온 도면을 받아서 지은 거뿐이라고 회피하는 거죠. 고객센터 전화 잘 안되잖아요? 근데 본사 직통번호를 알려주더라고요. 전화했더니 대뜸하는 얘기가 찾아뵙고 말씀을 드리겠대요. 여기 클레임 걸 사람이 수천 명일 텐데 어떻게 일일이 다 나오시냐 했더니 자기네들은 최선을 다한대요. 그러면서 이걸(익스팬션 조인트) 설명하니까 알고 있는 거예요. 근데 클레임을 (사람들이) 개별로 하니까 이 사람이 뭐라고 얘기를 했다고 하냐면 공통 의견이에요. 다른 호실은 잘 쓰고 있는데 왜 본인만 그러시냐, 저한테도 똑같이 얘기한 거예요.


대형 건설사도 하자 문제로 인한 소송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건설사의 잦은 하자 논란은 브랜드 오명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택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어떤 하자라든지 설계변경 각종 분양가 관련된 분쟁이라든지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 시에 모든 피해를 소비자들이 뒤집어쓰게 되는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층단계에 속해있는 발주기관과 원도급업체 같은 경우에는 이윤도 굉장히 크게 가져가는 건설사업에 있어서 가장 큰 권한을 행사하는 주체들이 이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층 단계로 점점 내려갈수록 건설사업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크기도 점점 작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권한을 가장 적게 가지고 있는 이들이 가장 큰 책임을 지도록 구조가 되어있어요. 이윤도 적게 가져가다 보니까 조금이라도 더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안전은 더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광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 사고. 부실 공사는 노동자의 안전도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전재희 (건설노동조합 노동안전실장) : 재작년에 무너졌던 H 건설사 아이파크 현장에서 보여줬듯이 일주일에 한 층씩 올려야 하는 공기를 갖고 있잖아요. 굉장히 촉박한 상태인 거고 놓치는 것들이 있거나 혹은 안전보건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당시에 철근이 누락되거나 혹은 불량 레미콘이 문제가 되었었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다단계 하도급이나 최저가 낙찰제 그로 인한 속도전이 있을 것 같고 건설 현장이 아무래도 비숙련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있는데 건설사 입장에서는 기능도가 없거나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 신분상의 불이익을 악용해서 장시간 중노동 일을 시키는 경우 많거든요. 예를 들면 네 귀퉁이에 철근을 다 매야 하는데 한 개만 매거나 두 개를 매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 그냥 100평을 다 끝내면 오늘 일이 끝나는 거로 그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부실 공사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부실 공사에 대해서 어떤 곳도 책임을 지고 있지 않은 현실. 건설 현장의 안전과 입주민의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습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하자) 문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손해의 발생과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입증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구조죠. 그래서 법적으로는 사후적으로 하자가 발생해도 손해를 어느 정도 간주하는 규정을 법에서 둔다든지 (근본적으로는) 하자가 발생했을 때 지금 시공사에 가해지는 제재보다 좀 더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왜냐면 시공사라는 것이 건설하는 주체로서 모든 책임을 진다는 의미도 갖고 있는데 현재 제도는 책임 부분에서 굉장히 미약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

시행사는 일정 정도 건축하고 난 후에 해산해 버리는 구조인데 적어도 하자보증금 정도는 담보하게 한다든지 이런 것이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하지 않을까. 근본적으로는 아파트가 선분양제에 따른 기본적인 문제점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후분양제로 바뀌어야 하는 문제도 있고

그다음에 여러 가지 재판이나 하자 분쟁조정위원회 구제보다는 사전적으로 시공사와 시행사에 책임을 지울 수 있을 것인가 경고를 줘서 시행,시공 과정에서 정확히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제도적인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건설안전과 입주민의 주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공구조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혜미 PD
amyjeong@kukinews.com
정혜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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